제57장
허윤진은 할머니가 고연화의 말을 믿을 것 같은 기미가 보이자 바로 끼어들었다.
“할머니, 저 여자 핑계 듣지 마세요. 속지 마시라고요. 만약 정말 아픈 거라면 왜 병원에 가지 않고 남자랑 단둘이 휴게실에 있겠어요? 할머니, 저희 허씨 가문은 절대 이런 속이 시커먼 여자를 들일 수 없어요! 고연화 이 여자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해요.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서 어제는 소유 언니 시계까지 훔쳤다니까요? 믿지 못하시겠으면 소유 언니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소유는 대인배인 척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그냥 시계 하나 잃은 것뿐인데요, 얼마 되지도 않고. 근데 연화 씨가 오늘 이런 일을 벌인 건 너무 태윤이한테 미안한 짓이라…”
고연화의 얼굴은 이미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그녀는 그저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을 뿐 소유나 다른 사람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에 덮여있던 담요를 치운 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여사님을 향해 말했다.
“할머니, 믿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전 허씨 가문에 누가 될만한 짓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허 여사는 하얗게 질린 그녀의 얼굴이 안쓰러워 그녀를 일단 앉히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강찬양이 짜증 난다는 듯 앞으로 다가서더니 고연화의 옷깃을 잡아 올렸다.
“어이, 불륜녀, 되지도 않는 핑계는 그만두지 이제? 여긴 아무도 당신 헛소리 안 믿는다고요. 그냥 순순히 잘못 인정하고 허씨 가문에서 나가요. 이쪽에서 내쫓기 전에!”
탁지헌이 바로 다가와 강찬양의 손을 치웠다.
“이것 놓으시죠. 지금 아픈 거 안 보입니까?”
강찬양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어이쿠, 이렇게 감싸고 돈다고? 이래도 둘이 아무 관계가 아니라고요?”
탁지헌은 꼬맹이는 상대도 하기 귀찮다는 태도로 말했다.
“우린 당당합니다. 강 도련님도 이제 막말은 멈추죠. 아니면 그 말들에 책임지고 대가를 치러야 할 겁니다.”
계속 미소를 일관하던 탁지헌은 웃음기를 지우고 눈을 가늘게 뜨며 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내뿜었다.
강찬양은 왠지 모르게 기가 죽어 중얼거렸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