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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장

애송이는 단 한 번도 보고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직설적으로 대답한 적이 없었고 먼저 연락을 해온 적도 없었다. 남자는 이내 웃음을 터뜨린다. “아저씨 며칠 뒤면 갈거예요. 아직 일이 마무리가 안 돼서요. 그니까 잘 기다리고 있어요.” 고연화의 목소리엔 이미 온기가 사라져있다. “......네.” 허태윤은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더니 품에 안긴 아이를 달래는데 여념이 없다. 급하게 전화를 끊는 소리에 고연화의 눈빛은 겉잡을수 없이 차가워졌고 입가엔 한심하다는 비웃음이 드러난다. 참 웃기지. 줄곧 자신은 이타적이고 깨어있는, 사랑 따위엔 목 매지 않는 사람이고 생각했었는데. 허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고연화다! 그날 강현월이 배에 남은 흉터를 보여주며 허태윤 사이에 아이가 있다고 했을때 고연화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한 치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었다. 그저 강현월의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떠들어대는 유치하고 저급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절대적으로 믿던, 절대 그런 무책임하고 막 나가는 남자는 아닐거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남자는...... 바로 지금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분명 국내에 있으면서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단다. 이 점으로 미루어 보아 허태윤은 보름동안 아예 출국 했던적도 없고 내내 강현월과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게 아닐까?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토록 강현월과 같이 있고 싶다면 고연화를 속이고 뒤통수 칠 필요가 전혀 없다!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한다 해도 간섭할 고연화가 아니다. 애초에 그들은 그저 단순한 계약관계일 뿐이었으니까. 허태윤이 갑자기 말을 바꿔 새로 시작해보자는 소리만 안 했어도 절대 그런 허망한 환상따위 하지도 않았을텐데! 고연화 역시 양가 모순으로 허씨 가문 어르신들은 강현월과 허태윤이 서로에게 빠져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걸 걱정했고 그 대안으로 얼른 다른 여자를 집에 들이라고 했던걸 알고 있다. 오늘 그들의 아이를 보고나서야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든다. 허태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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