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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2장

증오와 원망이 그녀를 잠식한다. 뭐에 홀려서 수십 년의 세월을 한 집안에 쏟아부었나.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의 애정이라도 서수연에게 부었으면 쓸쓸히 병실에 누워있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심각한 바이러스에라도 걸린 양, 서준석과 서유라는 그녀를 한사코 피하고만 있다. “나?” 한숨 돌린 수연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준영을 떠올리며 입매를 한껏 당겼다. “난 잘 지내, 듣고 싶은 대답은 아니겠지만. 그 집에서 나온 뒤로 난 하루하루가 행복하거든.” 말하지 않아도 이은숙의 눈엔 다 보인다. 스스로가 반평생 저질러 온 잘못에 대가를 치르는 거라면, 남은 생엔 유일한 딸이 온전히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 집을 떠났으면 영영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다만 이젠 그럴 자격도, 여력도 없다. 또다시 눈물을 떨구는 모습에 서수연은 더 이상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물어볼게 있어, 맞으면 눈 두 번 깜빡이고 아니면 한번만 깜빡여.” 이은숙이 다시 눈을 뜨고 딸을 바라봤다. “챙겨주는 사람 있어?” 여자가 눈을 두 번 감았다 떴다. 챙겨줄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 왜 병실엔 혼자지? 이 상태로는 24시간 밀착 간호가 필수일 텐데! “서준석이랑 서유라는 온 적 있어?” 한번 깜빡인 이은숙의 눈에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그 모습을 속이 후련할 줄 알았던 건 서수연의 착각이었다. 두 사람을 위해 전부를 바쳤던 이은숙이 돌려받은 건 결국 무시와 냉대 뿐이다. “그래......그만 울어, 몸에 좋을 것도 없어. 난 할 일이 있어서 더는 못 머물러, 대신 병원 옮기고 도우미 찾아줄게. 지금 여긴 너무 최악이라.” 그 부분은 이은숙의 생각도 같았다. 걱정이라도 하는 인간들이었으면 그녀를 이런 시골 병원에 보내진 않았겠지. 인적 드문 이곳에선 치료마저 사치일 정도다. 대학병원으로 옮겨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던 의사의 소견에도 서준석은 손을 휘이휘이 젓기만 했을 뿐이다. 이은숙에겐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실은 남편의 무정함을 마주한 뒤로 죽기만을 기다려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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