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8장
“남자들이 어떻게 제 와이프 속마음을 간과하겠어. 와이프니까 더 존중하고 더 아껴야지.
그런 경험이 없다 해도, 널 아끼는 법을 모른다 해도 이젠 준영이가 바뀌어야만 할 때야.”
수연이 고개를 들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변함 없는 감정이 부러울 따름이다.
“그래도 감정은 강요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절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서수연이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할머니에게서 원치 않은 말을 듣게 될까 지레 겁이 나기도 했다.
“바보야, 준영이가 널 사랑하지 않을 리 있겠어! 이성 사이의 감정엔 사랑이라는 두 글자만 존재하는 게 아니란다. 그것만으로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으면 너무 쉽겠지.”
보리차를 홀짝 들이킨 할머니가 찻잔을 내려다보며 지난 기억을 더듬었다.
“나랑 네 할아버지 사이는 돈독해 보이니? 어때, 부러워?”
서수연이 기다렸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는 겉으로 티는 안 내시는데도 할머니를 극진히 챙기시잖아요, 시선도 늘 할머니한테만 고정되어 계시던데요.”
할머니가 입꼬리를 슬쩍 말아올렸다.
“젊었을 때, 그 이가 자칫 날 해칠 뻔했다고 해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서수연이 미간을 와락 구겼다, 할아버지가 바람을?
그건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뒤엎을 정도인데.
“할아버지 설마......바람이라도......”
심각한 서수연의 표정에 할머니가 외려 픽 웃음을 흘렸다.
“역시 수연이 넌 아직 너무 어려. 사실 불륜이 부부 사이에 생기는 가장 큰 문제가 아닐 때도 있어. 무서운 건 그 사람 마음에 더는 네가 없다는 거야.
네 할아버지는 딴 여자 만난 적은 없다만......어쩌면 그런 생각을 품었을 순 있어, 내가 이르게 알아차리긴 했지만.”
남 얘기하듯 편안한 말투에 서수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럼 할머니는 화 안 나셨어요? 속상하거나 실망하지도 않으신 거예요?”
그때의 기억에 잠긴 듯, 할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실망을 안 했을 리가 있겠어? 애까지 가지고 살림까지 꾸려나간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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