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8장
“준영아, 네가 지금 누구 남편인지 잊지 말아라. 남 챙기는 시간에 수연이 기분은 생각해 봤니? 수연이가 너한테 완전히 실망할 땐 손이야 발이야 빌어도 소용 없어!”
“할머니, 통화로 할 얘기 아니잖아요. 그건 저도 다 염두에 두고 있어요.”
강준영의 말투에서 짜증이 묻어나왔다.
할아버지 할머니마저 유가영과 지내길 꺼려하신다면 당분간은 그가 지내던 아파트로 보내야겠다.
저로 인해 완전히 풍비박산 나버린 유가영의 집안인데, 이대로 다친 가영이를 나 몰라라 할 순 없다.
“이 놈이 물어본 말에 대답도 안 하면서 따박따박 말대꾸만 해.
그래, 어쨌든 내 말 새겨들어. 내일 수연이 데리고 집 와라.
얼굴 보고 직접 얘기하게.”
“내일 오후에 가영이 먼저 데려다주고요. 그 뒤에 수연이랑 집 갈게요.”
물론 서수연이 유가영을 밀었다곤 여기지 않지만 이 일엔 서수연이 벗어나지 못할 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초췌한 얼굴로 잠에 든 유가영을 보며 강준영이 한숨을 내쉬었다.
제발 더는 아무 일 없기를.
......
서수연은 밤중에 악몽에서 벌떡 깼다.
강준영의 그 시린 눈빛이 또 한번 꿈결에 짓쳐들어와서다.
“후우......”
땀범벅이 된 채 일어난 서수연의 가슴은 아직도 쿵쾅쿵쾅 요동친다.
꿈에서마저 강준영은 쌀쌀맞게 쏘아붙였다.
“네가 가영이 싫어하는 거 진작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독할 줄은 몰랐다. 내가 널 잘못 봤나 보네.”
변명하려 할 때마다 바늘에 꿰매진 듯 입이 꾹 닫혀 반복 재생되는 강준영의 그 말을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고통이 끝나며 악몽에서 벗어났다.
괜찮아, 꿈은 반대라잖아.
내일 강준영이랑 잘 얘기해 보면 이해해줄 거야.
분명 믿어줄 거야......
속으로 되뇌이면서도 과연 그가 절 믿어줄지에 대한 확신은 서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강준영이 믿어주는 것 외엔 별다른 증거조차 없으니까......
예상 외로 이번 일의 파급력은 상당히 컸다, 그때 당시 화장실에 또다른 누군가가 있었을지도 꿈에도 몰랐고.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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