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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1장

“다 당연한 거야. 가자, 아줌마더러 수연이가 제일 좋아하는 거 준비하라고 했어. 아직 덜 허기질 텐데 제비집부터 마실래?” 식탁으로 서수연을 데려오기 바쁘게 강준영이 앞을 막아섰다. “할머니, 지금은 주지 마세요. 그럼 저녁에 또 얼마 못 먹어요. 요즘 들어 식욕도 얼마 없거든요. 지금은 가벼운 식단 위주로 먹어야 되니까 제비집은 안돼요.” 그동안 서수연의 삼시세끼는 늘 강준영이 챙겼으니 그녀의 컨디션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건 그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좋아하던 음식은 두 입도 못 먹고 배부르다 하는 바람에 매번 강준영이 어르고 달래야만 했었다. 그게 언급되니 서수연은 금세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평소 무뚝뚝하기만 한 그가 어린아이 달래듯 제게 밥을 먹여준 걸 생각하니 다소 쑥스러워졌달까. 방금은 오랜만에 집에 오기도 했거니와 할머니의 정성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 물론 아주머니 솜씨는 전혀 나무랄 게 안 되지만 그걸 마셨다간 저녁 식사에 입도 대지 못할 정도다. 이젠 제법 부부 같은 둘의 모습에 할머니는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그렇구나, 못 먹겠으면 할머니한테 얘기해. 할머니는 수연이가 건강하길 바래서 그래, 먹기 싫으면 말해다오. 다 나은 뒤에 다시 만들어 달라면 되지.” 할머니가 서수연을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동안, 유가영은 진작 소외된 지 오래다. 대체 서수연이 어떤 수단으로 할머니를 저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저보다 잘난 구석도 없어보이는 여자를 왜 굳이 손주 며느리로 찜하셨지? 제비집을 못 먹는다 하니 할머니는 아예 서수연의 손을 잡고 정원으로 산책을 갔다. 바람 쐬겠다며 같이 한발 내딛었던 유가영은 서수연과 단둘이 얘기하겠다 선을 긋는 할머니 때문에 그제야 미련을 버린다. 그동안 서수연은 단 한번도 유가영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녀와 강준영 사이의 친밀한 모습을 보고 제가 또 지어선 안될 표정을 지을까 봐. 할머니는 서수연의 손을 잡고 한적한 뒷마당으로 왔다. 제법 쌀쌀해진 11월엔 보통 정원이 텅 비어있지만 할아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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