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7장
정작 녹두국을 건네받은 뒤에도 숟가락만 휘적거릴 뿐,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녹두국 어때? 할머니가 힘 좀 들인 건데.”
“그래요? 그럼 얼른 먹어봐야겠어요!”
서수연이 당장 한 숟가락 포옥 뜬 녹두국을 입에 가져갔다. 삼키기 전에 벌써 은은하고 달콤한 향이 입안 가득 퍼져왔다.
“맛있어요! 역시 할머니가 만드신 건 다 별미예요!”
곁에 계신 할아버지도 혈당 조절을 위해 할머니가 특별히 작은 그릇에 담아주신 녹두국을 맛나게 드셨다.
“수연이가 맛있게 먹어주는 거 보니까 오후 내내 만든 보람이 있어. 촬영장 갈 때 병에 담아 주라고 할게, 어때?”
서수연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할머니......저 오후엔 촬영장 안 가려고요. 일이 좀 생겼거든요.”
“뭐?”
할머니가 금세 숟가락을 탁 내려놨다.
“또 누가 괴롭혔니? 그럼 우리한테 당장 얘기하래도!”
순간 마음 한편이 찌르르 뜨거워났다.
아무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편애를 할아버지 할머니 덕에 마음껏 누리고 있지 않은가.
“그게 아니라 저랑 준영 씨 사이에 오해가 좀 있었어요.”
이 시간에 집에 온 걸 보면 작은 일은 아닌 모양이다, 아니면 스케줄마저 제쳐두고 이리 달려왔을까.
할머니의 지긋한 눈빛에 결국 서수연은 단도직입적으로 얘기를 꺼냈다.
“저랑 극중 주인공으로 나오는 남자 배우 메이킹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어요.
다들 저희가 진짜 만나는 사이라고 생각하게 됐거든요.
평범한 동료이자 친구라 해명하려고 의논하는 사이에 준영 씨가 갑자기 들이닥쳤어요. 그게......저희 사이를 오해했나 봐요.”
강준영이 언급될 땐, 서수연의 눈가가 복잡하게 어른거렸다.
제 손자 성격이라면 손바닥 보듯 훤했던 할머니는 곧바로 상황 파악을 끝냈다.
“이 바보야, 고작 이거 때문에 촬영까지 펑크 내고 달려왔어?”
서수연이 멀뚱멀뚱 막연한 눈빛으로 할머니를 바라봤다.
“할머니, 이젠 제가 손주 며느리라는 걸 알게 된 사람도 적지 않아요. 민폐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저도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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