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5장
“수연 씨 굿모닝! 오늘도 촬영 잘해봐요!”
혼혈 가정에서 자라서인지 이인호는 행동거지 역시 외국인마냥 적극적으로 쿨했다.
매일 아침마다 친근하게 건네는 인사 덕에 서수연의 기분도 덩달아 가뿐해졌다.
“쓰리 투 원, 액션!”
오늘 촬영은 주인공 담이가 제일 좋아하는 바닷가에서 이루어진다.
이 모래사장에서 곧 둘의 중요한 씬이 펼쳐진다.
담이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데이비드가 곧 떠난다는 소식을 접했다.
곧 떠날 거냐며, 또다시 담이가 전혀 모르는 세상으로 가버릴 거냐며 따져 물었다.
분명 가슴 아픈 씬임에도 도 감독은 서수연더러 초반부터 눈물을 흘리진 말라고 말한다.
어째서인지 서수연은 금세 사람에 빠진, 곧 떠나갈 애인을 마주하곤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왜 나한텐 아무 말 안 했어? 내가 붙잡고 안 놔줄까 봐?”
“아니야, 그런 생각한 적은 없어. 그냥 어떻게 말했으면 좋을지 몰라서 적절한 타이밍을 찾고 있었을 뿐이야.”
데이비드가 씁쓸함이 배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담아, 나랑 같이 갈래? 여길 떠나서 내가 있던 곳으로 가는 거야.
내가 그걸 얼마나 바래왔는지 알아? 벌써 네 손 잡고 네가 자란 세상 곳곳을 누비고 다녔어. 드디어 이런 기회가 생긴 건데 내 세상으로 가지 않을래?”
담이를 꼬옥 끌어안기 위해 데이비드가 두 팔을 활짝 벌린다......
서수연은 지나치게 몰입한 탓인지 제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그를 생각하다 고통스레 눈물을 떨궜다.
“컷——수연이 좀 추스려, 아직 울 때 아니야.”
무전기에서 꽤나 냉정한 도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수연은 코를 훌쩍거리며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사과를 건넸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또 재촬영하게 생겼네요.”
상대가 화장을 고쳐주며 별일 아닌 듯 웃어보였다.
“괜찮아요,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데 재촬영이 대수예요? 그러니까 주눅 들지 마요.”
이인호도 능청스레 서수연의 긴장을 풀어줬다.
“수연 씨 평소엔 다 한큐에 끝내서 우리 부담감이 얼마나 컸는지 알아요? 이게 정상이지.”
서수연은 별말 없이 싱긋 웃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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