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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3장

“그래, 너만 괜찮으면 됐어. 잘 자 수연아.” 휴대폰을 내려놓으니 긴긴 한숨이 새어나왔다. 오늘 강준영의 갑작스런 고백은 어쩌면 충동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 가영이의 연락으로 인해 정신을 번뜩 차리고 다신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 거겠지. 기대는 저버린지 오래지만 실망감은 도통 감출 수가 없었다. 서수연이 간신히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두 분에게 인사를 건넸다. “할아버지 할머니, 저 내일 일찌기 촬영 있어서 먼저 올라가 볼게요. 두 분도 얼른 주무세요!” 할머니가 곧바로 찻잔을 내려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얼른 올라가서 쉬어! 하루종일 고생했을 텐데!” 서수연의 뒷모습만 봐도 할머니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어른으로서 두 사람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음에도 정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둘 사이야 자기들이 알아서 만들어 가야겠지. 할아버지는 힐끗 바라보기만 하고서도 할머니가 또 두 아이들을 걱정한다는 걸 알아챈다. 앞서 말했듯 끼어들 필요는 전혀 없지만 자꾸만 서로를 오해하는 탓에 참지 못하고 나서고 싶을 뿐이다. 그렇다고 평생 도와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결국 이건 둘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 다만 한 순간에 안사람의 평생 습관을 고치라고 할 순 없으니 그저 옆에서 잘 타이를 수 밖에. ...... 그 사이, 서수연은 씻고 나와 침대에 벌렁 누웠다. 오늘밤에 강준영이 방으로 돌아올진 아직까지도 미지수다. “오후에 했던 그게 고백은 맞겠지? 가영이라는 여자 때문에 꼬이긴 했어도, 냅다 고백만 하고 방도 안 들어오는 게 어디 있어?” 도통 확신이 서지 않아 서수연은 혼잣말로 연신 중얼거렸다...... 그럴 만도 한 게 그 여자 연락을 받자마자 강준영은 전혀 딴 사람이 되지 않았던가. 졸음과 사투를 벌이며 꾸벅꾸벅 잠에서 깨기도 여러번, 그럼에도 강준영은 방에 오지 않았다. 대체 서재에 무슨 보물단지를 묻어둔 건지. 있는 거라곤 소파 뿐인데 거기서 자더라도 방은 오기 싫다, 얼굴은 보기 싫다 이건가? 이튿날 아침 일찌기 일어나 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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