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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6장

그런 거라면 그것들마저 의미있는 것들이 되겠지. 강준영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서수연의 눈가가 반달모양으로 예쁘게 휜다. 잘해보고 싶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따르릉——” 테이블에 놓여있던 강준영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직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와 계속 울려대는 벨소리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가영?” 단 두 글자 뿐이었지만 묘하게 익숙한 이름이었다. 망설이던 그녀가 할 수 없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오빠, 왜 이제야 받아? 내가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데! 뭐 하길래 이렇게 바빠?” 또 다른 의미로 심장이 곤두박질쳤다. 이 다정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굴까? 왜 이런 친근한 말투를 쓰는 거지, 게다가 “오빠”라니...... 아무 말 하지 않았음에도 상대는 그녀가 강준영이 아닌 걸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요즘 나 보러 미국 안 오더라? 반년 전엔 몇 번이나 오더니 최근엔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드네, 보고 싶게......” 나긋한 목소리는 다소 허약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 몸 상태가 그리 좋지만은 않아 보였다. 상대가 말을 한참이나 늘어놨음에도 서수연은 끼어들 틈조차 찾아내지 못한다. “저, 죄송한데 잠시만요——” 시큰시큰한 마음을 부여잡고 용기 내어 말을 꺼냈다. 강준영과는 정말 가까운 사이인가 보다. “엥? 누구예요? 오빠 휴대폰을 왜 그쪽이 가지고 있어요?” 여자가 삽시간에 목청을 높였다. “도둑이에요?” “당연히 그건 아니고요. 일부러 엿들으려던 게 아니라 지금 자리에 없어서요. 벨소리가 계속 울리길래 대신 받은 거예요. 급한 일이시면 제가 다시 연락하라 전달할게요.” 감히 강준영의 전화를 건드렸다는 사실에 상대는 꽤나 놀란듯 움찔하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 “아하, 서수연 씨죠? 오빠가 몇 번 언급했었어요, 재밌는 여자라면서.” 의아할 따름이었다. 강준영과 이 여자의 대화에 제 이름이 왜 언급됐을까? 혹시 그의 친척인 건가? 그동안 부부 연기를 해오며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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