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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8장

서수연이 가방에 있던 옷을 가리켰다. 누군가 벌써 발 빠르게 다가가 옷 사이즈를 확인한다. “그러네요, 수연 씨는 이 사이즈 입은 적 없어요!” 살집이 얼마 없는 서수연은 글래머러스한 임지혜와 비교할 때 같은 사이즈를 입을 수가 없었다. 임지혜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가짜 증거로 저를 모함하려는 건 줄로만 알았다. 허나 같은 사이즈라면 집에 숨겨뒀던 그 옷이라 의심할 수밖에 없는데. 대체 누가? 문제는 지금이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라는 거다. 다들 서수연을 믿기 시작하는데 강준영까지 거기에 넘어가는 건 절대 용납 못 한다. 심혈을 기울여 그린 큰 그림을 여기서 망칠 순 없다. 결국 그녀와 서수연 사이에 살아 남는 건 한 사람 뿐이어야만 하니까. “준영아, 넌 나 아니라고 믿지! 나도 이 옷이 왜 여기서 나왔는지 모르겠어......” 카메라 감독 역시 서수연을 오해한 게 아닐까 싶어 입을 꾹 다물고 있는다. 임지혜가 서수연을 휘어잡는가 싶더니 되려 반격에 당할 줄이야. 강준영이 고개를 숙이고 임지혜를 척 내려다봤다. “임지혜, 진짜 너랑 아무 상관 없어? 가슴에 손 얹고 솔직하게 말해, 난 네가 더는 거짓말 안 하길 바라는데.” 임지혜의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설마......설마 이게 강준영과 관련 있는 걸까? 추측해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적잖은 이들이 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해도 절대 인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준영아,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해? 나 거짓말한 적 없어! 우리 알고 지낸지가 몇 년인데, 너 나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분명 누가 일부러 나한테 덮어쒸우는 거야!” “그럼 말해봐, 이유도 없이 너한테 덮어씌우는 게 누군지.” 남자의 목소리가 서늘하다. 그는 지금 임지혜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중이다. 그녀의 아버지에게서 도움 받은 걸 생각해서라도 이렇게까지 일을 일파만파 키우고 싶진 않았다. “누구겠어! 서수연이지! 준영아, 어제 밥 먹을 때 네가 했던 말 기억해? 네가 그랬잖아, 서수연이 강이정 질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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