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0장
행패와 소란이 난무하는 경찰서였기에 형사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업무를 이어갔다.
“그리고 방금 그 놈은 누구야! 눈에 뵈는 것도 없더구만! 아무리 깡패어도 여기서 이러는 건 아니지! 지가 뭔데 우릴 쫓아내라 마라야? 어디 갔어 이것들? 내가 다 신고할 거야!”
하도 떠들어 일에 집중이 안 되니 그제야 형사 하나가 앞으로 다가왔다.
“아주머니, 저였으면 강 선생님 그렇게 험담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 후과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형사의 호통에 화들짝 놀란 이은숙이 이내 콧방귀를 뀌었다.
“누가 강 선생님인데?”
“하, 모르세요? 재계의 거물, 강성 그룹 사장님 강준영 씨요! 이렇게 말씀 드리죠, 여기 저희 경찰서 빼곤 땅 전체가 강성 그룹 소유입니다. 아주머니가 사는 곳도 그쪽에서 개발한 지역일지 모르겠네요! 발 한번 구르면 재계 전체가 뒤흔들릴 정도인데 뭣도 모르고 어디서 소란이십니까!”
뭐......뭐라?!
이은숙과 서준석이 서로를 마주봤다.
서수연 그 빌어먹을 계집애가 어쩌다 이런 대단한 사람을.
거기다 방금 강준영 앞에서 삿대질까지 하며 달려들려고 추태를 부렸던 걸 생각하면......
경비가 붙잡았으니 다행이지, 발길질이라도 했다가 이번 생은 영영 끝이 났을지도 모른다.
서준석은 겁에 질려 식은땀을 삐질 흘렸다.
강준영 정도라면 그들 하나쯤 없애는 건 일도 아니겠지.
“그 성질 좀 죽이라고 몇 번을 말했어!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지금은 봐, 그 대단한 분을 건드렸잖아! 이젠 어떡할 거야!”
서준석이 짜증 섞인 목소리가 이은숙을 나무랐다.
이은숙은 화가 나지만서도 반박은 못했다.
같이 행패 부릴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쏙 빠져나가네?
“그런 분이 우릴 거들떠나 보겠어? 여보, 겁먹지 마......”
“난 지금 겁먹은 게 아니라 우리 집안 걱정을 하는 거잖아! 그래, 우린 거들떠도 안 보겠지. 근데 서수연이 지금 그 옆에 있는 건? 우리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 앤데 무슨 말이든 못하겠어? 그것도 모르고 걔 앞에서 온갖 욕설은 다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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