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1장
그 옆에 있는 와인이야 두말할 것도 없지.
"정전 돼서 무섭다던 사람 치곤 저녁까지 준비했네? 누가 봐도 여유로워 보이는데.”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두 사람이 할 식사 치곤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였다.
할머니가 조롱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정전됐는데도 한 상 가득 차렸구나, 대단해 지혜 씨.”
임지혜는 뜨금한 와중에도 제 자랑을 잊지 않았다.
“스케줄 없을 땐 여기 와서 직접 요리해 먹는 편이거든요. 연구하기도 좋아해서 요리 좀 합니다.”
아직까지도 임지혜는 할머니가 이걸 통해 자길 달리 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누구랑 먹으려고 만든 거지?”
임지혜가 연신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넘겼다.
“그냥......저 혼자 먹으려고요. 아시잖아요, 집에 올 시간이 얼마 없어서 한 번에 만들었다가 얼려 놓거든요. 다시 돌려먹으면 방금 한 것처럼 따뜻하고 신선해요.”
할머니가 별로 크지도 않은 오피스텔을 빙 둘러봤다.
“지혜 씨는 로맨틱한 편이구나, 혼자 저녁 먹는데 양초를 이렇게나 켜?”
“아......그, 그게 정전 됐잖아요! 할머니, 준영이는 왜 아직도 안 와요? 준영이가 정전된 거 알고 와준다고 했거든요.”
어이없는 말에 할머니가 코웃음을 쳤다.
“이 시간에 정전 됐으면 관리 사무소에 찾아갔어야지, 유부남인 우리 준영이를 왜 건드려! 준영이 데려와서 뭘 어쩌게? 옆에 있어달라고? 난 너같이 끈질지게 들러붙는 애는 또 처음 본다!”
양초에 비친 임지혜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할머니......오해세요, 전 그냥 무서워서 친구 불렀을 뿐이에요.”
아직도 임지혜는 할머니를 바보취급한다.
“넌 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니? 늙은이라 만만해 보이지? 내가 너보다 소금도 훨씬 많이 먹었어, 어디서 얄팍한 수작을 부려?”
끝까지 임지혜는 이해하지 못한 척 잡아뗐다.
“할머니,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어요. 차라리 준영이보고 오라고 하시면 안 돼요? 준영이 있으면 저 대신 잘 말씀드릴 거예요!”
“하, 여기 오겠다고 한 게 아직도 준영이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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