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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5장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픽으로 손 봐도 되는데 그건 어색한 감이 있거든. 그래서 점심은 배불리 먹었고?” “그럼요! 배불리 먹었으니까 한큐에 끝낼게요!” “좋지!” 도윤이 흐뭇한 표정으로 서수연을 바라봤다. 일부 배우들은 그와 작품을 같이 하고 싶으면서도 몇 번이나 재촬영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했다. 뒤에선 조용히 그를 “피곤한 사람”이라 평가하곤 한다. 그런 소문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전혀 상관 없다. 아무쪼록 대본, 앵글이나 배우들까지 막론하고 작품을 진정으로 표현해내기 전까진 절대 성공했다 말할 수 없으니 말이다. 늘 완벽한 상상을 해도 정작 드러나는 건 정반대일 수도 있다. 도윤은 그조차도 믿지 않는다, 오로지 완성된 작품만 믿을 뿐. 그러니 그와 함께 일하려면 당연히 그의 요구에 따라줘야만 한다. 남들과 달리 서수연은 마침 거기에 딱 들어맞았다. 되돌아보면 이런 인재를 발굴해준 강준영에게도 고마울 따름이다. 서수연은 몰입하자마자 여주인공으로 변하며 방금 전 식사 자리에서의 일마저 말끔히 잊어버렸다. 생동하고도 활기찬 모습은 영화 관계자라면 그 누구든지 빠져들 수밖에 없다. “복도 많아, 어디서 저런 귀한 인재를 데려왔대!” 옆 촬영장의 선배 감독 하나가 혀를 끌끌 차며 도윤의 어깨를 두드렸다. “메이킹 영상 때부터 보니까 예사롭지 않던데!” 현장에서 서수연을 직접 보니 그 신선한 충격이 배로 전해져왔다. “천재가 따로 없다니까요, 부러우시죠?” 그가 담배를 반쯤이나 태웠을까, 서수연은 벌써 추가 촬영을 마쳤다. “감독님, 더 수정하실 부분 있으세요?” “됐어 됐어, 가서 쉬어도 돼. 내일 아침에 오면 다음화 대본 줄게.” 오늘 촬영이 끝났음에도 서수연은 다시 한번 모든 촬영분을 돌려본 뒤에야 대기실로 향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문을 열자마자 대기실 소파에 앉아있는 강준영이 보였다. “어어? 강준영 씨가 왜 여기? 임지혜 씨 병원 데려간 거 아니었어요?” 아무리 빨라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릴 텐데 저 남자가 여길 어떻게? 강준영이 앞으로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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