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2장
어째서인지 강준영의 젓가락이 테이블에 부딪히며 서수연을 소스라치게 놀래켰다.
“미안, 미끌어져서.”
그가 무거운 얼굴로 우아하게 입가를 닦았다.
“이젠 버블티 사주지 마. 수연이 지금 배우야, 관리해야 할 시기라고. 맞지?”
서수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거절하라고 윽박지르는 듯했다.
제 사촌동생이랑 말 좀 했다고 저렇게까지?
그럼 임지혜가 추억팔이나 하고 있을 땐 멋쩍지도 않았나?
휴, 뭐 어쩌겠어.
그래도 나름 채권자인데.
서수연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일리 있는 말이네요. 어쩌다 한 번은 괜찮아도 매일 먹다간 감독님한테 한소리 듣겠어요.”
미간을 모은 배지성은 누가 봐도 강준영에게 못마땅해하는 눈치였다.
“너 지금도 충분히 말랐어. 살 좀 오르면 훨씬 보기 좋을 텐데.”
그 말에 서수연은 다시금 얼굴을 붉히며 웃어보였다.
그러는 사이, 드디어 장어덮밥이 올려졌다.
함께 상에 오른 건 한 눈에 봐도 값비싸 보이는 초밥들이 대부분이다.
서수연이 막 두 입 먹기도 전에 촬영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수연 님, 지금 어디세요?”
“민정 씨? 무슨 일이에요? 지금 스튜디오 근처에서 밥 먹고 있어요.”
서수연은 벌써 숟가락을 내려놓고 갈 채비를 했다.
쉬어가는 타임엔 긴급상황이 아니고서야 절대 연락을 하지 않는다.
“아, 세상에 다행이다. 멀리 안 가셨네요. 감독님이 뒤에 찍었던 씬들 다시 한번 찍자고 언니 찾아다니셔서요.
다음 회차면 상관 없는데 오늘까지 편집해야 하는 거라 이렇게 급히 연락 드렸어요.
감독님 완벽주의자이신 거 아시잖아요, 아님 절대 방해 안 했을 텐데.
식사 다 하셨으면 촬영장 와주실 수 있으세요?”
이민정은 보기 드물게 서수연을 존경하는 스태프였다.
“그럼요! 다 먹었으니까 지금 갈게요. 20분만 기다려줄 수 있죠?”
그러면서 서수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해요, 촬영장 급히 가봐야 해서.”
“내가 데려다 줄게!”
“내가 데려다 줄게——”
강준영과 배지성이 동시에 입을 열며 분위기가 제법 멋쩍어졌다.
“내가 데려다주는 게 맞아.”
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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