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6장
어쩜 자길 딴 여자한테 보내버리지 못해 안달인지.
제대로 기분 상한 강준영이 어두운 얼굴로 서수연에게 다가왔다.
“지혜랑 오래 알고 지낸 건 맞아, 할 말도 다 했잖아. 몇 번이고 말했는데 못 믿으면 나도 더 이상 할 말 없거든? 서수연, 주제 파악부터 하고 본분에나 집중해. 어르신들 앞에서 덜미 잡히지 말고!”
머리를 빗던 서수연이 엉거주춤 멈추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걱정 마요, 내가 언제 와이프 역할 못해서 실망시킨 적 있어요? 강준영 씨야말로 임지혜 씨만 챙기다가 괜히 두 분한테 덜미 잡히지 마요.”
“가시 돋친 말은 참 말해, 그래봤자 나한테만 이러면서!”
허리를 확 숙여 서수연의 턱을 잡으니 말랑한 촉감과 함께 막 씻고 나온 향기가 코로 덮쳐왔다......
화장대 앞의 서수연은 오늘따라 유난히도 고집스러워 보였다.
“피차일반이죠 뭐.”
그렇게 방금 전까지 눈에 심지를 켜던 두 사람은 문이 열리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알콩달콩 연기를 시작했다.
특히나 강준영은 곧바로 서수연의 손을 붙잡았다.
움찔 놀란 서수연을 보고 그가 헛기침을 해댔다.
“왜 봐? 당연히 해야할 행동을 하는 것 뿐이라고! 배우면 당신이 나보다 연기 더 잘해야하는 거 아니야?”
이번엔 어쩌다 서수연이 반박을 하지 않았다.
방금 뭘 오해했는지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으니......
아래에 있던 두 사람의 표정도 제각각이다.
할머니는 손을 꼭 잡고 내려오는 손자와 손주 며느리를 보며 또 한번 다짐을 굳힌다, 서수연을 대신해 눈에 거슬리는 장애물을 치워주겠노라고.
임지혜 역시 그걸 몰라볼 리가 없다.
할머니가 자신을 여기로 부른 건 저런 모습을 보고 허튼 생각 거두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인정하긴 싫지만 강준영과 서수연의 꼬옥 맞잡은 두 손에 화가 치밀었다.
딱 붙어있는 두 사람을 볼 때면 칼에 짓눌리듯 가슴이 욱신거리곤 한다.
다만 할머니가 계시기에 티를 낼 순 없다.
임지혜는 가까스로 화를 억누르곤 제일 잘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서수연의 팔짱을 꼈다.
“수연 씨, 한참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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