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6장
강준영이 찻잔을 들어 차 한 모금을 홀짝 마셨다.
“공장 문 닫은 거 아니야. 그 전에 내가 인수했거든.”
“진짜?”
임지혜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아직도 먹을 수 있어? 준영아, 언제 나 거기 데리고 가주면 안돼?”
두 사람이 얘기를 주고받을 때, 서수연은 내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만 만지작댔다.
겪어본 적도 없는 일이거니와 휴대폰을 빼면 딱히 할 일도 없어 보였던 것.
임지혜 역시 일부러 서수연과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떨어뜨리려 이 화제를 꺼낸 모양이다, 어떻게든 알려주려고.
자신이야말로 강준영의 소꿉친구이자 진짜 짝이라는 걸.
서수연은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문득 배지성이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도 감독님 새 영화 계약했다며? 축하해.]
그걸 어떻게 알았나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배연 그룹에서 찍은 광로를 통해 연락을 해왔다고 했으니 이상할 게 없었다.
[고마워, 덕분이야. 그 광고 아니었으면 이 배역도 못 따냈지.]
[네가 잘해서 그런 거야, 나랑은 상관 없어. 이제 스타 돼도 난 잊지 마.]
[농담도 참. 이러다 촬영 망치면 끝장인데.]
[걱정 마, 넌 분명 잘해낼 거야. 난 믿어.]
서수연은 아직도 이 일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저 누구에게 말할지를 몰랐을 뿐.
다행히 배지성과 몇 마디 주고 받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대신 내내 곁에서 강준영이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지?”
강준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가로채 두 사람의 문자 내역을 확인하더니 더욱이 얼굴이 일그러졌다.
참나, 배지성한텐 다 얘기하면서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자신에겐 말 한마디 하지 않으니.
“줘요 내 휴대폰.”
손을 뻗자마자 강준영이 휴대폰을 가로채갔다.
화면을 잠근 그는 서수연의 휴대폰을 제 옆에 두고는 말했다.
“밥 먹을 땐 휴대폰 금지.”
“아직 답장도 못 했는데.”
도움을 받아놓고 답장도 안 하는 건 너무 무례하다 싶었지만 강준영의 낯빛을 보니 그건 불가능해 보인다.
“아, 알겠어요! 먹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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