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7장
“말했을 텐데, 일할 필요 없다고.”
조금은 귀찮아진다.
그 3억은 갚을 필요 없다고 분명 말했건만 아직도 취직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언제면 좀 잠잠해질까?
“강준영 씨, 지금은 그렇다 쳐도 1년 뒤에 우리 이혼하면 그 다음은요? 난 강준영 씨처럼 평생 쓰고도 남을 돈 같은 거 없어요! 일을 해야 돈이 생기지!”
강준영은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 보다.
그들의 계약 기간은 1년, 그 뒤엔 서수연도 이 집을 떠나겠지.
게다가 이젠 집사람들과 연을 끊었으니 거길 다시 돌아간다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럼 어떻게 해야 살아갈 수 있으려나.
“그때면 내가 서수연 씨 명의로 집이랑 차 마련해 줄게요. 이혼하고 걱정 없이 지낼 수 있게 돈도 챙겨 줄 거고.”
침묵하던 강준영이 생각해 낸 방법은 이러하다.
정말 그렇게 한다면 서수연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
하지만 끝내 서수연은 고개를 저었다.
“벌써 그렇게나 받았는데 더는 안 돼요, 우리 진짜 부부도 아니잖아요.”
그저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했던 계약 결혼이거늘, 강준영은 3억에다가 달마다 용돈까지 꼬박꼬박 챙겨준다.
이 정도로도 이미 과분해.
강준영은 서수연의 거절이 조금 의외다.
이건 누구에게든 유혹으로 다가올 법한 우월한 조건인데.
그래도 더는 서수연을 강요하진 않았다.
“그럼 이젠 무슨 일 할 건데요?”
배연 그룹은 안 되니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다, 차근차근 찾아봐야만 할 뿐.
“그때 가서 봐야죠 뭐. 모르겠어요, 뭘 하면 좋을지.”
서수연은 생긋 웃으며 다시 고개를 숙이고 먹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단 배부터 빵빵하게 채울 거예요!”
......
서씨 집안.
원망이 가득 서린 채 집으로 돌아온 서유라는 스스로를 방에 가뒀다.
만만하게만 여기던 서수연에게 당했다는 게 꽤나 큰 타격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보아하니 서수연 그 계집애가 전엔 일부러 약한 척 했던 거네.
아무리 그래도 열댓 살짜리 애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아, 분명 누가 몰래 가르친 거지!
이 집에 그럴 만한 사람은 딱 하나, 이은숙 뿐이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