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8장
남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낮은 중저음에 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긴 했지만......
겨우 숨을 돌린 모영연이 그 소리에 다시 도망을 가려 하자 강명훈은 벌써 곁에 자리를 잡았다.
모영연은 결국 꾹 참고 고개를 돌린 채 먼 산을 바라봤다.
“무슨 일인데?”
강명훈은 그리 가깝지 않은 거리에 앉아 지그시 모영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사이 오해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은데.”
모영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끝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래, 말해!”
강명훈이 긴 한숨을 내뱉으며 운을 뗐다.
“그해, 우리 사이엔 너무 많은 오해들이 있었어. 당신은 내가 바람 피웠다고, 난 당신이 다른 사람한테 마음 줬다고 오해하는 바람에 우리 사이엔 갈등이 멈추지 않았지.
하늘에 맹세코 난 당신 배신한 적 없어, 아버지 어머니가 뜬 소문만 믿고 당신 쫓아냈을 때 난 젊고 성질머리도 별로였어서 같이 동조했던 거지.
그 뒤엔 여태껏 당신 찾아다녔어, 단 한 번도 당신이란 사람 의심한 적도 없고.
당신 나 배신할 사람 절대 아니잖아!
최근에야 알았어, 두 분이 그 뒤에 들어온 후처 이간질에 속아서 내 이름으로 사람 보내고 당신 쫓아가서 없애라고 했다는 거......
미안해 연아! 내가 당신 너무 고생하게 만들었다!”
그 말을 듣고도 모영연의 얼굴엔 딱히 변화가 없었다.
“끝났어 이젠?”
강명훈이 흠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연아, 나한테 오해 남은 거 있어? 있으면 다 얘기해, 내가 다 해명할게!”
“없어!”
평온한 모영연은 강명훈이라는 사람 자체에 더 이상 일말의 흥미도 없어보였다.
다시 숨을 크게 들이쉰 강명훈이 조심스레 물었다.
“찬이한테 듣기론 월이랑 사위 세계 여행 간다던데......연아, 우린 부모로서 한 번도 월이 곁에 제대로 있어준 적이 없잖아. 차라리 이번에 가서 애들도 봐주고 그동안 챙겨주지 못한 거 다 해줄까? 어때?”
“난 가서 애들 봐줘도 당신은 가지 마, 월이도 당신 아빠로 받아들인 적 없으니까!”
죄책감이 가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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