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장
허태윤은 간신히 참아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이미 알아차린것 같다.
고연화는 동정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든다.
“운전할 수 있으세요? 제가 할까요?”
“괜찮아요.”
허태윤이 다시 차에 시동을 걸며 핸들 움켜잡는다.
“어서 뒤에 안 가고 뭐해요!”
“네.”
그가 갑자기 차에서 내리라고 한 이유를 알게 된 고연화도 더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장대비를 피해 차문을 열지 않고 곧장 조수석에서 뒷좌석으로 건너갔다.
금방 자리잡자 마자 허태윤은 중간에 있는 칸막이를 들어올려 둘을 서로 다른 공간에 막아버렸다.
분명 같은 차에 있었고 서로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지만 둘은 얇디 얇은 칸막이로 떨어져야 했다.
고연화는 마음이 복잡했다. 남자가 간신히 뭔가를 참아가는걸 알고 있는 한 아무일도 아닌듯 굴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고 물 웅덩이때문에 운전하기도 위험한지라 허태윤은 차를 외곽지역에 있는 한 모텔에 세웠다.
카운터에서는 남은 방이 하나밖에 없다고 한다.
너무 머쓱했다.
평소대로라면 아저씨와 한 방을 쓰는거야 두려울게 없었다. 한 사람은 침대, 다른 한 사람은 소파에서 자면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음식을 잘못 먹은 허태윤이 갑자기 참지 못하고 덮쳐올까 그게 무서워났다......
고연화는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지만 허태윤은 곧장 대답했다.
“한 칸도 괜찮아요.”
그녀가 경계심에 가득 차 경악스럽게 남자를 쳐다본다.
허태윤은 안색은 좋지 않았지만 무표정을 유지한 채 카드키를 받아들고 그녀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간다.
밀폐된 엘리베이터에서 고연화는 내내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는 유난히 선명하게 들리며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를 관찰하려고 고개를 돌리니 허태윤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눈이 마주친다. 그녀는 허태윤이 뭘 참고 있는지 알았고 허태윤 역시 그녀가 뭘 경계하는지 알고 있었다. 둘의 속마음은 서로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고연화는 눈을 꿈벅거리고는 먼저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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