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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장

지친 고연화도 뚱보를 툭 치곤 돌아갈 준비를 한다. 그때 창고의 철문이 밀리며 귀 째지는 마찰음이 울려퍼진다...... 누군가 걸어 들어온다! 은색 머리에 피부는 까무잡잡한, 왼쪽 귀엔 블루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한 180정도 돼 보이는 사내였다. 고연화가 잔뜩 경계하며 뒤로 몇 발자국 후퇴해 그를 지켜본다...... 뚱보는 맞아서 골절이라도 됐는지 도저히 기어 일어나지 못한 채 은색 머리의 남자를 동아줄인양 바라본다! “대장!” “대장 마침 잘 왔어! 저 년 못 도망가게 해!” 그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에야 비로소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그는 수려한 이목구비와 왼쪽 얼굴에 깊이 패인 상처 자국으로 인해 짙은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다! 은색 머리의 남자는 뚱보의 배를 힘껏 밟으며 말한다. “여자 하나도 처리 못해, 쓸모없는 놈!”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눈이 빠질듯한 고통에 몸부림치던 뚱보는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만다. 고연화는 그가 바로 이 납치극의 주범임을 눈치채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뭐하는 사람인데요?” 자신의 수하에게도 이렇게 가차없으니 절대 다루기 쉬운 사람은 아닐거다. 남자는 고연화를 곧 저 세상으로 갈 불쌍한 양마냥 바라보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한다. “내가 누군지 알 자격 없어!” 고연화도 끄덕하지 않고 응대한다. “그럼 당신도 저 사람들처럼 나랑 놀려고 온 거예요?” 남자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아니꼽게 쳐다보며 말했다. “허태윤이랑 놀아난 여자는 더럽거든!” 그러면서 갑자기 허리춤에 있던 AK소총을 빼내 고연화의 머리에 조준한다. 고연화는 동공이 작아지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당신과는 그 어떤 원한도 없거니와 설사 이용가치가 없어진다 하더라도 죽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남자가 매정하고도 차갑게 웃으며 흡혈귀같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덧니를 드러낸다. “이용가치가 없는 인질은 남겨둬봤자 장애물만 될 뿐이지!” 그가 방아쇠를 당긴다...... 그때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남자는 방아쇠를 당기던 손을 멈추고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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