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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장

고연화가 이어서 말한다. “아저씨, 솔직히 아저씨는 단 한번도 절 믿은적이 없으시잖아요! 정 비서더러 일자리 마련해주라고 한 것도 절 손바닥 안에 넣고 언제든지 감시하려는 거고요! 아니에요?” 허태윤이 칠흙같이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아저씨, 전 아저씨의 휘황찬란한 인생에서 스쳐지나는 사람에 불과해요. 그러니까 절 조종하려 들지 마세요! 절 못 믿으시겠다면 제가 하늘에 대고 맹세할게요!” 여기까지 말한 고연화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손을 들어올린다. “나 고연화는 하늘에 대고 맹세한다! 남은 2개월하고 7일 사이 절대 그 어떤 바람피는 행동도 하지 않겠다! 약속을 어길시 죽음도 마다하지 않겠다!” 견결하게 선서를 마친 그녀는 손을 내리고 계단 입구로 다가간다...... 그녀의 손이 손잡이를 잡고 문을 당기려는 찰나 또다시 남자의 큰 손에 밀려 굳게 닫힌다! “내가 가라고 했어요?” 문이 안 열리자 고연화는 미간을 찌푸린다. 맹세까지 했는데 또 어쩌려는 거지? 그녀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아저씨, 이쯤하시죠? 어린 애처럼 질투하지 말고요!” 어린 애처럼 질투한다? 허태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어이없고 웃긴 말이라도 들은 듯 몸을 숙여 그녀의 귀에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질투요? 내가 아가씨때문에 질투할 것 같아요? 내 눈에 당신은 그저 철없는 어린애일 뿐이야!” “근데 아저씨는 제 눈에 남자로 보인다고요!” 버럭 소리를 지른 고연화는 어딘가 이상한 그 말을 다시 주워담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무슨 수로 쓸어담는단 말인가!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그녀는 힘껏 문을 열고 도망치려 했지만 남자의 끄덕없는 손에 못이겨 도저히 문을 열수가 없었다...... 이내 귓바퀴가 간지러워 나더니 남자의 나긋하고 낮은 목소리가 귀에 붙을 정도로 가까이 들려온다. “음? 방금 뭐라고 했어요?” “......아무것도 아닌데요!” 고연화는 그저 한시라도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었지만 문도 열리지 않는데다 남자한테 어깨까지 붙잡여 강제적으로 남자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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