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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장

웅장하고 훤칠한 뒷모습의 남자와 그의 곁을 순순히 따르는 여자는 묘하게 설레는 키 차이를 만들어냈다. ...... 양희수는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비파가 처참히 망가진 것에 안타까워하며 연신 흐느끼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울고 있을 때 방금 눈물을 닦아주며 불쌍히 여기던 신분 고귀한 남자의 동정을 받을 줄 알았건만 누가 알기나 했겠는가, 반나절을 흐느꼈는데도 누구 하나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이 없다는 걸! 고개를 들자 매정하고 차갑게 멀어져 가는 백마 탄 왕자님의 뒷모습이 보인다...... 아! 왜 잘생긴 저 남자마저 가버리는 거지! 그녀가 너무 불쌍해 보여 신경쓰지 않겠다는 걸까? 양희수가 다급히 몸을 일으켜 뒤쫓아가며 말했다. “선생님 잠시만요......” 염윤재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틀어 옅은 미소를 띈 채 그녀를 바라본다. “왜 그러시죠? 아직도 뭐가 남았나요?” 양희수가 주춤한다. 백마 탄 왕자는 분명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방금 전과는 사뭇 다르게 냉정해진 것 같았다! “어......선생님 손수건 돌려드리려고요. 방금 저 신경 써주신 건 감사했습니다......” 양희수는 쑥스러운 듯 손수건을 건네주며 그가 이 김에 자신의 연락처를 요구하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허나 염윤재는 입꼬리만 살짝 올리고는 손수건을 건네받지 않았다. “괜찮아요. 그냥 드릴게요.” 양희수의 두 볼은 화끈 달아올랐고 심장은 요란하게 박동쳤다! 그녀에게 준다고? 이 손수건은 손만 닿아도 싸구려가 아닌 게 바로 알리는데 준다는 건 혹시...... 양희수가 몰래 둘의 이어지는 관계발전에 대한 환상을 하고 있을 때 염윤재가 단호히 말했다. “당신처럼 여우 같은 여자가 닦은 수건 따윈 더럽거든.” 양희수가 넋이 나간다...... 여우? 그녀한테 여우라고 한 건가? 양희수는 괜히 찔렸는지 황급히 해명을 했다. “선생님 무슨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전 여우가 아니에요......” 염윤재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아니라고? 방금 비파곡 당신이 연주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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