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9장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선 신이서가 불을 켜려고 손을 뻗은 순간 송서림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그녀를 벽에 눌렀다. “당신...” 깜짝 놀란 신이서는 어둠 속에서 송서림의 희미한 호흡을 느꼈다. “시간 있어.” 송서림은 그녀의 허리를 주무르며 말했다. 순간 신이서는 온몸이 저려와 그에게 그대로 기댔다. 미처 숨을 돌리기 바쁘게 다급한 키스가 입술에 떨어졌고 벽에 기대었던 그녀의 몸은 어느새 공중에 살짝 떠 있었다. 그녀의 호흡을 앗아간 키스에 긴장한 그녀는 송서림의 옷자락을 움켜쥐었고 그는 천천히 그녀를 탐닉하며 손을 움직여 그녀의 스웨터를 걷어 올렸다. 스웨터를 벗는 사이 신이서는 겨우 호흡을 돌릴 수 있었지만 이내 더 거친 키스가 이어졌다. 송서림이 이런 것을 혼자 마스터했다는 말을 평소에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믿을 수 있었다. 그녀도 왠지 잘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송서림이 그녀의 옷을 벗기면 그녀는 송서림의 양복, 셔츠를 벗기는 등 송서림보다 더 빠른 속도를 보였다. 송서림 혼자 마음껏 행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신이서가 송서림의 혁대에 손을 올린 순간 그는 신이서의 손목을 잡더니 낮은 소리로 웃으면서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너무 급한 거 아니야?” “아니요.” 온몸이 뜨거워진 신이서는 그를 노려보며 허리를 꼬집었다. 그런데... 시작한 순간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남자의 허리가 이렇게 생겼었네... 예전에 고운성과 안을 때, 고운성의 허리에는 한 줌의 살만 만져졌다. 하지만 고운성은 일주일에 세 번 헬스장을 가는 사람이다. 그때 고운성은 인터넷에 나오는 몸매 좋은 사람들은 모두 가짜라고 말하며 본인이 건강의 표준이라고 했다. 신이서은 그런 그의 기분에 찬물을 끼얹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다. 가끔 상의를 드러내고 일부러 운동장에서 머리를 흔드는 것을 볼 때면 정말 보기 안 좋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는 본인이 멋있다고 생각해 동네 근처 운동장에 자주 간다. 그럴 때마다 그 허리의 뱃살은 진짜로 그의 머리와 함께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신이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