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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장

명함에 적힌 호텔 모두 현지에서 유명한 중고급 호텔이었고 한 테이블당 적어도 백만 원 정도는 했다.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신이서는 신이 난 전수미를 보면서 말했다. “어머님, 이번에 집 살 때 많이 보태주셨는데 집들이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에서 올 친척도 없는데 이렇게 비싼 곳은 서림 씨한테 부담이 될 거예요.” 그녀의 말에 전수미와 송서림은 저도 모르게 멈칫하다가 신이서가 걱정돼서 하는 소리인 걸 알고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전수미도 재빨리 생각을 바꾸었다. “내가 너무 기뻐서 그 생각을 미처 못했구나. 그럼 이렇게 하자. 꽤 잘하는 호텔 두 집을 아는데 다 그리 비싼 곳은 아니지만 대표님이 참 좋은 분이셔. 나랑도 예전에 친분이 있었거든. 명함 줄게.” 신이서는 혼자 결정하지 않고 송서림의 눈치를 살폈다. “서림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 둘이 하는 집들이니까 함께 결정해야죠.” 무슨 일이든 집안 가장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걸 신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가정은 두 사람이 함께 꾸려나가는 것이고 또 두 사람은 독립적인 개체니까.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말이 듣기에는 엄청 대단해 보이지만 살다 보면 한 사람이 결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여 집안의 모든 일은 두 사람이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는 게 가장 좋았다. 송서림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괜찮은 것 같아. 네 쪽에 친구 말고 다른 친척이 없다면 너무 고급스러운 곳이 아니어도 돼.”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인 후 전수미가 건네는 명함을 받았다. “그럼 이 두 호텔 중에서 골라요. 이따가 시간 나면 호텔 내부가 어떤지 보러 갈까요?” “그래.” 송서림은 명함에 적힌 호텔 이름을 힐끗거렸다. 전부 퀸즈 그룹 밑의 호텔이었다. 퀸즈 그룹은 늘 조용하고 떠벌리는 걸 꺼리기에 밑에 뭐가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특별히 얘기하지 않았다. 신이서가 마음에 든다면 두 호텔 중에 아무거나 골라도 되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세 사람은 주변의 공원을 산책했다. 신이서가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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