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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아니요, 들어올 때부터 당신을 보게 되었어요. 저랑 한잔 해 주실래요?" 남자가 말을 하며 신이서에게 와인잔을 내밀었다. 신이서는 와인잔을 훑어보더니 담담하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일하는 중이라 술은 안 될 것 같네요." 신이서처럼 자주 이벤트를 기획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했다. 특히 이벤트가 다 끝나갈 때, 손님들이 술을 들고 와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녀는 고객들 덕분에 밥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일반적으로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도 경험이라는 것이 있었다, 어떤 이벤트에서든 다른 이가 건네는 술은 마시지 않았다. 타인을 향한 악의적인 추측이 아니라 자아 보호였다. "그럼 당신 동료는 왜 마실 수 있는 거죠? 지금 고객 체면도 봐주지 않겠다는 건가요?" 남자가 꽃나비 같은 김유진을 가리키며 거만하게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신이서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고객의 미움을 살 수 없었다. 신이서는 눈앞의 이 남자와 술을 마실 수밖에 없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다행히 술잔을 들고 다가오고 있던 웨이터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얼른 웨이터를 잡아 샴페인을 한 잔 들고 웃으며 말했다. " 사장님 후의를 어떻게 감히 거절하겠어요, 하지만 제가 와인은 잘 안 마셔서요, 치얼스." 신이서의 말을 들은 남자의 표정이 굳었지만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신이서가 술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신이서가 그곳을 떠났지만 남자의 시선은 그녀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신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자는 김유진처럼 예쁜 여자를 더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자신을 이렇게 뚫어져라 바라보는 건지. 그녀는 오늘 분명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신이서는 남자가 술에 취해 잘못 본 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하지만 그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현장을 둘러봤다. 마이크도 검사해 보고 주최 측의 선물이 제대로 준비되었는지 계속 체크했다. 머지않아, 신이서는 그 외국인을 잊어버렸다. 간담회가 끝나갈 때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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