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3장
정해인의 죄를 묻지 않겠다는 송서림의 말에 신이서는 서서히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물었다.
“왜요?”
송서림은 신이서를 데리고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
“너는 세상이 흑백논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번 일은 정해인 씨의 잘못이 명확하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죠. 게다가 도촬범 때문에 오 변호사님 어머님도 피해를 보셨고요. 저희가 죄를 묻지 않아도 오 변호사님이 물을걸요?”
신이서는 자신의 논리를 늘어놓았다.
“아무리 오씨 가문이라고 해도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있어. 그리고 변호사들도 결국에는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야.”
“서림 씨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요.”
신이서가 미간을 찌푸린 채 그의 답을 요구했다.
“정해인은 아직 쓸모가 있어. 그러니 회사에 남겨둬야만 해.”
“...”
신이서는 그 말에 얼굴이 뻣뻣하게 굳었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이득 때문이에요?”
“그래.”
“...”
송서림의 대답에 그녀는 실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정인과 자신이 그렇게 열심히 모든 걸 해결했는데 다 잡은 스파이를 고작 이득 때문에 놔줘야 한다고 하니 분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신이서는 이 순간 문득 송서림과 자신은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세계는 단순하고 좋고 나쁜 것이 분명하며 모든 것이 그녀가 상상할 수 있고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송서림의 세계는 마치 비유하자면 한계가 없는 큰 지도와도 같았다.
그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을 신이서는 예상도 하지 못하고 쉽게 이해할 수도 없었다.
송서림은 멍하니 있는 신이서에게로 한 걸음 다가갔다.
그러자 신이서가 본능적으로 그를 피해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행동에 송서림은 물론이고 신이서 본인도 놀랐다.
달콤하고 핑크빛으로만 물들었던 두 사람의 세계에 갑자기 검은색의 그림자가 밀려오는 듯했다.
송서림은 더 이상 다가서지 않고 거리를 유지한 채 말했다.
“죄를 물어도 정해인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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