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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장

“직장 동료네 집이야. 마침 세입자 구한다는 얘기가 나와서 이곳에 살게 된 거야.” 유정인은 그 말에 두 눈을 반짝이는 김준수를 보며 그가 다음으로 물어볼 말들이 무엇인지 대충 예상이 갔다. 아니나 다를까 김준수는 곧바로 유정인에게 그 동료의 직급은 어떻게 되는지, 집안이 잘사는지 본가가 어딘지 등등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는 일을 시작한 뒤로 이런 것에 유독 더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돈을 벌고 난 뒤로는 급을 나누며 그에게 필요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철저하게 구분하기 시작했다. 유정인은 그가 이런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후부터 점점 그가 달리 보였고 마음도 점점 멀어져갔다. 그리고 지금, 유정인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는 그를 한번 보고는 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김준수는 그제야 아차 싶은 표정으로 서둘러 그녀를 뒤쫓아갔다. “미안해. 직업병이야. 참, 나 영주 주려고 장난감도 사 왔어.” “그래.” 유정인은 그의 손에 들린 핑크색 장난감 세트를 보고 기분이 조금 풀렸다. 김준수는 영주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하루도 온전히 영주를 돌봐준 적이 없었고 옷 한 벌도 사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영주를 주려고 장난감까지 사 왔다. ‘그래도 아빠라 이건가...’ 유정인이 김준수와 함께 집 문 앞에 막 도착한 그때 그 뒤로 영주 데리고 산책하러 갔다 왔던 유정인의 부모님도 마침 집으로 돌아왔다. 김준수를 발견한 유정인의 아빠 유상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정인아, 쟤가 왜 여기 있어?” “영주 보러왔대요.” 김준수는 서둘러 자세를 고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영주가 너무 보고 싶어 이렇게 염치 불고하고 찾아왔습니다.” 그 말에 유정인의 엄마인 서수란이 유상철의 등을 밀며 말했다. “복도에서 이러지 말고 할 얘기 있으면 들어가서 얘기해요. 그리고 아빠가 자식 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거지 뭘 그래요.” 유상철은 혀를 한번 차더니 김준수에게 들어오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이에 김준수는 허리를 한번 숙이고는 제일 마지막으로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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