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4장

메리가 말을 덧붙였다. “맞아요. 그렇게 따지면 양 과장님이 뒷조사만 잘했어도 주서훈이 우리 회사에 올 리가 없었고 정인 언니도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고 사모님도 놀라지 않았을 테죠. 그리고 회사도 여론의 뭇매를 맞을 필요도 없고요. 그럼 이 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개리는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양라희의 표정도 더는 여유롭지 않았다. 신이서의 편이 벌써 이렇게 많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조금 전 양라희를 칭찬하던 동료들마저도 망설이기 시작했다. 양라희는 계속 이대로 나아갔다간 자신에게 불리할까 봐 걱정되었다. 결국 그녀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지금 상황을 보면 여론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그녀의 말에 메리는 두 눈을 희번덕거렸다. ‘자기한테 불리하니까 화제를 돌리는 것 좀 봐. 켕기는 게 있어서 저러겠지.’ 그때 송서림이 서달수에게 눈짓을 보냈다. 서달수는 대표를 대표하여 나서서 말렸다. “그만들 하세요. 지금은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당신들 모두 회사 직원이니까 모든 잘못은 회사가 책임져야죠. 누가 이 사실을 퍼뜨렸든 지금이라도 나서서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되돌릴 여지가 있어요. 하지만 조사해서 밝혀진다면 회사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회의실 테이블 앞에 앉아있는 직원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서달수가 계속하여 말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는 배제할 수 있어요. 가장 혐의가 큰 건 마케팅팀입니다. 왜냐하면 유정인 씨가 그 일을 당했을 때 마케팅팀 직원들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고 안의 모든 것에 익숙하니까요.” 그의 말에 줄곧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오창섭이 먼저 입을 열었다. “서 비서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전 가본 적이 없어서 아무것도 몰라요. 그리고 요즘 제 앞의 일만 하느라 그 어떤 일에도 끼어들지 않았다고요.” 오창섭은 정말 천상 직장인이었다.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그 누구의 편도 아니었다. 그가 갑자기 입을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