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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장

양라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똑똑한 네가 못 알아들을 리가 없을 텐데?” 송서림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양라희는 표정이 다 일그러진 채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패배감이 그녀를 감쌌다. 그리고 이런 일이 생긴 이유는 모두 다 신이서 때문이었다. 양라희는 지금 송서림과 부부가 되는 것보다 신이서를 바닥끝까지 끌어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그녀는 신이서 같은 여자가 자기 머리 꼭대기에서 노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 그녀는 세상 사람들에게 제일 좋은 물건과 제일 좋은 남자는 양라희 그녀 것이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양라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눈물을 닦아내고는 발걸음을 돌려 사무실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침 신이서가 휴대폰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양라희는 애써 가라앉혔던 화가 다시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은 언제나 송서림의 앞에서 착한 척 가면을 쓰고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데 신이서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송서림을 차지 한 것도 모자라 송서림의 애정까지 받고 있으니 화가 날 만도 했다. ‘얄밉게 웃는 걸 보니 오빠랑 메시지라도 주고 받나 보지?!’ 양라희는 주먹을 꽉 말아쥐고는 신이서의 자리로 가 책상을 똑똑 두드렸다. “일에 집중하세요.” “죄송합니다.” 신이서는 딴짓하다 선생님에게 걸린 학생처럼 서둘러 휴대폰을 내려놓고 사과했다. 양라희는 그 모습을 보고는 그제야 만족한 듯 사무실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해인이 커피를 타 놓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을 보니 서림 씨랑 얘기가 잘 안됐나 봐? 대체 신이서 그년은 무슨 재주로 서림 씨를 꼬신 거야?” “입 안 닥쳐? 너 아까 하마터면 들킬 뻔했어, 알아? 네 직업이 이대로 사라져도 되나 보지?” 양라희가 도끼눈을 뜨며 화를 냈다. “아까는 내가 순간 화를 못 참고... 그리고 나도 유정인을 이용해서 신이서와 송서림 사이를 멀어지게 하려고 그랬던 거잖아. 뭐 결국에는 하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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