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5장
“그래. 이 식충아, 밥밖에 모르지. 내가 쿠폰을 모아놨으니까 근처에 있는 대형 쇼핑몰에 가서 맛있는 거 먹자.”
임시후는 순식간에 도도한 사장님인 척하며 도혜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신이 난 도혜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신이서와 유정인을 바라보았다.
“이서 씨, 정인 언니, 가요.”
“네.”
“좋아요.”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어 서로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신이서와 유정인은 뒤에서 갑자기 친밀해진 두 사람을 유난히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걸어갔다.
유정인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
“혜지 씨 남자친구 감정 기복이 좀 크지 않아요?”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는 것도 이상해요. 혹시 우리가 너무 예민한 건가요?”
결혼을 하고 연애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은 임시후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이상함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임시후가 도혜지를 좋아한다고 말하기에는 도혜지의 회사 앞에서 소란을 피웠다.
그런데 임시후가 도혜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기에는 또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도혜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튼 감정이 매우 불안정해 보였다.
하지만 신이서는 남의 남자친구에 대해 어떻다고 이야기하기엔 미안했고 특히 오늘은 임시후가 식사 대접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순순히 입을 다물었다.
각자 취향이 다른 것이고 도혜지와 임시후가 만나는 스타일이 이런 식일 수도 있다.
계속 걷다 보니 그들은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유정인은 신이서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귓속말을 건넸다.
“이 레스토랑 메뉴는 값이 싸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혜지 씨는 평소에 검소한 편인데 정말 괜찮을까요?”
그러자 신이서는 반짝이는 금색 간판을 보며 마음속으로 조금 불안해져 도혜지와 임시후를 바라보았다.
‘쿠폰을 모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훨씬 저렴할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임시후가 앞으로 걸어오더니 종업원 앞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4, 5인분 식사 예약했어요.”
“네. 손님, 쿠폰 보여주세요.”
종업원이 정중하게 말했다.
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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