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7장
신이서는 약한 척하는 양라희의 수법이 너무 익숙했지만 아직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양라희는 한쪽 팔에 깁스를 하고 다른 한쪽 팔에 찰과상을 입었다. 일반인이라면 이런 모습을 보고 거절하기 미안했겠지만 신이서는 그녀가 어떤 사람이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연민의 감정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위조를 밥 먹듯이 하는 인간이 과연 못 하는 게 있을까?’
심지어 신이서는 양라희의 골절마저 다 그녀가 짜고 친 연기라는 합리적인 생각이 들었다.
검증되지 않은 일을 함부로 단정 지어 말하다가 괜히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기에 명확한 증거를 찾기 전까지는 입을 꾹 닫는게 최선이다.
양라희처럼 계산적인 사람은 신이서를 끌어내리기 위해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심증이 확실한들 차마 말하지 못했다.
신이서는 아무 말 없는 송서림의 모습을 보고 양라희에게 흔들린 게 틀림없다는 생각에 옆으로 피하며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
그런데 송서림의 손이 곧장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심지어 그 어떤 표정 변화도 없이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뭐 기사야? 운전 못 하는 상황이면 콜택시 불러서 출근해. 난 다른 일이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신이서는 놀라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송서림을 바라봤다.
여우 같은 양라희의 속셈을 알아차렸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건 상사인 양라희에게 말대꾸하며 부탁을 거절한 송서림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양라희는 점점 표정 관리를 못하더니 입가마저 파르르 떨고 있었다.
“오빠, 지금 뭐라고 했어?”
“두 번 다시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얼른 가.”
송서림은 말투만 싸늘할 뿐 아주 예의 바른 태도를 유지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양라희는 송서림의 의해 문밖에 내동댕이쳐진 신세가 됐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신이서는 정신을 차렸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송서림을 바라봤다.
“정말 이래도 괜찮아요? 양 과장님은 서림 씨 상사잖아요.”
송서림은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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