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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이진연은 분노하며 이를 갈다가 이내 또 웃음을 터뜨렸다. "이서야, 이모가 한 마디 조언해 줄게. 결혼은 장난이 아니야. 운성이한테 화나서 아무나 찾아서 결혼하지 마. 다들 운성이처럼 좋은 사람은 아니야." 신이서는 이진연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자기도 모르게 송서림을 떠올렸다. 같은 남자지만 송서림은 침착하고 진중했다. 그에 반해 고운성은 조금이라도 성과를 거두면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 안달이나 한다. 정말 사람과 사람을 함부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신이서가 웃으며 말했다. "이모, 제 남편은 고운성보다 나은 사람이에요. 그건 안심하세요. 그걸 신경 쓸 시간에 아드님을 더 챙기세요. 진짜 시계를 선물할 능력이 안 되면 하지 말라고 하세요. 그리고 다시 회사로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면 앞으로 저도 무슨 말을 할지 몰라요." "너..." 이진연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곧바로 신이서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했다. 이진연은 고운성이 여자에게 가짜 시계를 준 사실이 알려질까 봐 가방을 메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떠나면서도 잊지 않고 신이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 아들 놓치면 너는 후회할 거야." "맞아요, 후회해요. 일찍 깨닫지 못한 게 후회되네요." 신이서도 또박또박 대답했다. 그러자 이진연은 분노하며 자리를 떠났다. 신이서가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순간, 귓가에서 다급한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신이서, 네 남편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줘." 김유진이었다. 그녀는 신이서 손에 있는 혼인 신고서를 빼앗으려 손을 내밀었다. 다행히 신이서는 제때 피했고 혼인 신고서를 다시 가방에 넣어두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특별히 보여줄 거 없어." "별로야? 못생겼다는 뜻이야? 걱정하지 마. 널 비웃지 않을게. 너 너무 인색한 거 아니야? 내가 네 남편 뺏는 것도 아니고." 김유진이 머리카락을 날리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하긴, 내 남편이 네 스타일은 아니지. 넌 이 부장님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네 꿈이 이뤄지길 바랄게." 이 부장 같은 유부남 말이다. 말을 마친 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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