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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5장

오늘 술을 권할 때 그들의 잔은 가볍게 서로 스쳤는데 순간 심장박동이 한 박자 흐트러져 갑자기 울바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던 신이서가 떠올랐다. 그날의 그녀는 환하게 웃고 있었는데 저녁 바람에 치맛자락이 휘날려 아름다움이 너무 진실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천천히 다가가 옷깃을 여밀 때 곱게 말아 올린 속눈썹의 뿌리가 뚜렷하고 하얀 피부에 홍조를 띤 모습이 마치 핑크빛 복숭아처럼 다가가서 살짝 깨물어 보고 싶었다. 그는 신이서와 건배를 했던 자신의 잔을 몰래 각도를 돌려놓고 그녀의 컵에 부딪혔던 부분을 자신과 마주하게 했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컵에 든 주스를 한 번에 들이켰다. 순간 그의 입이 신이서의 입술에 닿은 듯 말 못 할 감격에 휩싸였다. 그는 마치 사람들 틈에 끼어든 좀도둑처럼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자신의 걱정거리를 몰래 숨겼다. 술을 마신 후, 소경진은 자리로 돌아와 천천히 음미했지만 오렌지 주스가 이렇게 달콤할 줄은 몰랐다. 입안에 계속 향기가 감돌았다. 그가 추억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지아는 여자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소경진 곁으로 가서 쭈뼛쭈뼛 눈을 들어 그를 보더니 결국 용기를 내어 그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오늘 추한 꼴을 보였네요. 오래 기다렸죠?” 소경진은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젓다가 동료들에게 먼저 차에 타라고 했다. 동료들은 떠날 때 신이서에게 작별 인사를 했는데 신이서는 손을 흔들며 그들을 배웅했다. 술이 거의 다 깬 지아는 동료 여자와 함께 소경진의 뒤를 따라 걸었다. 넋을 잃고 있던 신이서는 재촉하는 듯한 차 경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송서림이었다. “서림 씨가 웬일이에요? 일이 다 끝났어요?” 차를 향해 걸어간 신이서는 반쯤 열린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물었다. “응, 일 끝났어.” 그의 눈빛은 신이서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천천히 걸어가는 세 사람에게로 돌아갔다. 그가 다른 사람을 살피는 동안 신이서는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다. “뭘 그렇게 넋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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