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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7장

불안했던 마음이 결국 무너져 내렸다. 송서림은 이마를 짚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사실 디자이너는 동서양 문화를 잘 융합하여 원래 엄숙하고 단정한 한국식 예복에 서양식 재단을 접목시켰다. 그 덕분에 전체적인 스타일이 화려하면서도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신이서는 디자이너와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며 몇 가지 수정을 요청했다. 송서림은 예비용으로 조금 더 평범한 스타일의 디자인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역시 자식이 어머니를 제일 잘 아는 법이다. 전수미는 결혼식의 성대함에 얼마나 큰 집착을 가지고 있는지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았다. 이런 일은 잘 처리하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세무 당국의 눈에 띄어 회사에 문제가 없더라도 괜한 곤욕을 치를 수 있었다... 송서림은 이마를 짚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어쩌겠어. 내 어머니인데. 모든 것을 미리 잘 처리할 방법을 생각해야지.’ 그들 두 사람은 전수미가 과거 경험 때문에 결혼식에 남다른 집착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했다. 특히 신이서는 이것이 단순히 전수미가 자신을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송서림에게 주는 경고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혼례복을 입은 순간, 신이서는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평소보다 훨씬 우아해 보였다. 사실 송서림은 자기 와이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성격이 털털하고 일 처리도 시원시원해서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니 고급 한복은 나름대로 그 비싼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한복은 겉만 번지르르한 보석 장식에 의존한 게 아니라 한 땀 한 땀에는 전통적인 문화와 깊은 역사가 녹아있었고 매끄러운 비단 위의 무늬 하나하나는 장인의 손길로 완성된 것이었다. 신이서는 외국 브랜드만 쫓는 세태와는 달리 이런 한국 스타일을 좋아했다. 옷을 다 입어 본 그녀는 기분 좋은 듯 다정하게 송서림의 팔짱을 꼈다. 송서림은 원래 다소 어쩔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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