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8장
달려오는 사람을 본 신이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랜만에 보는 하유선이었기 때문이다.
얼굴이 그대로인 것을 제외하면 신이서는 눈앞의 이 민소매 원피스에 산발인 여자가 한때 명품으로 치장하고 당당하게 걷던 하유선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신이서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 하유선은 이미 그녀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게다가 그녀의 손에는 유리병이 들려 있었는데 학교 과학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약품 병과 비슷해 보였다.
신이서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이미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바로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 언니, 조심하세요!”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도혜지의 비명이 들렸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신이서는 도혜지에게 밀쳐져 바닥에 쓰러졌고 도혜지의 팔과 옷은 부식되고 있었다. 그 소리는 신이서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공포로 다가왔다.
그리고 코를 찌르는 듯한 역겨운 냄새에 신이서는 정신이 멍해졌다.
도혜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다 신이서의 몸 위로 쓰러졌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
“혜지 씨, 혜지 씨! 사람 살려요!”
신이서는 비명을 질렀다.
곧바로 경비원들이 달려와 하유선을 제압했다.
하유선은 계속해서 소리쳤다.
“다 너 때문이야! 왜 나를 놓아주지 않는 거야? 다 네가 날 이렇게 만든 거라고!”
신이서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 당장은 도혜지의 상태가 가장 중요했다.
소란을 듣고 송서림과 민현우가 맨 위층과 차고에서 달려왔다. 두 사람은 처참한 도혜지의 모습에 모두 깜짝 놀랐다.
“혜지 씨!”
민현우는 도혜지에게 달려갔지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움직이지 말아요.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한 송서림은 바로 민현우를 제지했다.
두 사람의 시선은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에 머물렀다. 바닥에 흩뿌려진 액체는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남자들조차 그 액체가 자기 몸에 닿았을 거라 생각하면 아찔했다.
다행히 구급차는 금방 도착했다.
구급대원들은 즉시 도혜지를 응급 처치한 후 구급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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