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4장
결국 별다른 중요한 말을 하지 않고 전화는 바로 끊겼다.
신이서는 송서림을 믿기로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리 평온하지 않았다.
...
식당.
송서림은 서달수가 건넨 옷으로 갈아입으며 단추를 채우려고 있었는데 갑자기 룸의 문이 벌컥 열렸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가 해서 와봤어요.”
여자는 하이힐을 신고 들어왔다. 흰색 비즈 장식이 들어간 긴 드레스는 가벼운 바람처럼 우아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송서림은 몸을 돌려 서둘러 단추를 채우기 시작했다.
“노크하라고.”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뒤에 있던 여자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왜 그래요? 예전에 해외에서 우리가 여름에 같이 수영한 적도 있었잖아요.”
“여긴 국내야.”
송서림은 단호하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재킷을 걸친 뒤에야 그녀를 돌아보았다.
상대는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
“결혼하더니 아내가 그렇게 무서운가 보죠?”
그녀의 말은 농담이었지만 송서림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다음엔 내 전화 받지 마. 특히 내가 연락처를 저장한 전화라면 더더욱 받지 마.”
그는 눈앞의 여자를 오랜 시간 알아 왔기에 자신의 습관도 잘 알 거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연락처가 있는 번호는 모두 중요한 사람을 뜻했는데 ‘아내’라는 두 글자는 그렇게 복잡한 것도 아니니 그녀가 못 읽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잖아요. 전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자랐어요. 한글을 바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럼 외삼촌이 너를 보낸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네. 국내는 한글 문서뿐이라 네가 영어 메일을 쓴다고 배려할 사람 없을 거야.”
송서림은 담담히 대꾸했다.
“알았어요. 농담이에요. 그냥 서림 씨 아내가 궁금했을 뿐이에요. 제가 진짜로 무슨 마음이 있었다면 서림 씨 딸 선물까지 챙겨왔겠어요? 그러고 보니 딸 좀 보여줘요. 이모가 아주 애지중지하던데요. 하루 종일 사진을 올리더라고요.”
“시간 나면 보여줄게.”
송서림이 시간을 흘끗 확인한 뒤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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