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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장

송진성은 언제나 위엄 가득하고 진정성 있는 그런 이미지였다. 그런데 목소리를 잔뜩 깐 채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지금은 그저 한낱 가볍고 느끼한 아저씨 같기만 했다. 젊은이들도 이렇게 하면 느끼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마당에 나이가 있는 중년 남성이 이러하니 오죽할까. 신이서는 전수미를 향해 소름이 쫙 돋은 자기 팔을 보여주며 부르르 떨었다. 그러자 전수미도 이해한다는 얼굴로 치를 떨었다. 하지만 아무리 치를 떨어도 연기는 계속 해야 했기에 금세 상처받은 여인이 되어 입을 열었다. “역시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그게 회장님한테도 저한테도 좋아요. 저는 사람들 눈총을 받으며 살고 싶지 않거든요.” “안 돼요. 저 정말 수미 씨 좋아한단 말이에요. 이러지 말고 우리 만나서 얘기하는 게 어때요? 만약 제 얼굴을 보고도 거절하면 그때는 수미 씨 말대로 더 이상 연락하지 않을게요.” “정말이에요?” 전수미가 신이서를 한번 바라보았다. 신이서는 송진성의 끈질긴 구애에 전수미의 짜증이 이미 극에 달한 것을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수미 씨랑 만나서 내 마음이 어떤지 확실하게 보여줄게요.” “알겠어요. 그럼 만나요.” 송진성은 그제야 활짝 웃으며 주소를 얘기한 뒤 전화를 끊었다. 전수미는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질린다는 얼굴을 했다. “오바이트하고 싶은 거 참느라 혼났네.” “아무래도 연기는 여기까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약 나중에 어머님 정체를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복수해올지 몰라요.” 신이서의 걱정스러운 말에 전수미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솔직히 나도 이쯤 할 생각이야. 서림이 쪽도 준비가 거의 다 됐고 이제 지산 그룹에서 액션만 취해주면 모든 게 끝나. 오늘 송진성이랑 잘 얘기하고 올게.” “저도 같이 따라갈게요.” 신이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래. 심심한데 재밌는 구경 하면 좋지.” “헤헤, 제 목적을 어떻게 아시고.” 신이서가 배시시 웃자 전수미가 신이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야 20대 같네. 전에는 어린애가 죽상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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