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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류민희는 문석진의 생각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게 아니고선 공개석상에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나지숙도 옆에서 거드는 것 같은데 두 모자한테 얘기 좀 잘해.” 류민희는 강서윤이 일찌감치 정신 차리도록 설득하고 싶었다. 허남준에 비하면 문석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류민희의 말을 들은 강서윤의 표정은 복잡했지만 그래도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뭔가 오해가 있었을 거야. 어제 아주머님이 나한테 찾아와서 묻더라. 아직 허남준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 카페에서 다툼이 있었던 것 같아.” 강서윤의 자기합리화에 류민희는 할 말을 잃은 채 눈을 감았다. 어쩌다 강서윤이 이 지경으로 그들에게 홀려 넘어간 걸까. “뭐가 됐든 이제 이사회가 나설 텐데 어떻게 할 생각이야? 문석진 지키려고 이사회 전체와 싸울 거야?” 류민희는 강서윤을 바라봤다. 그 똑똑하고 현명하던 여자는 어디로 갔을까. 그런 류민희의 눈빛에 강서윤은 이를 악물었다. “민희야, 한 번만 더 도와줘. 난 이사회와 잘 얘기하고 싶어. 석진이는 분명 피해자야.” 강서윤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고 류민희는 이곳에 온 순간부터 이미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한 표정이었다.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할 말 없어. 이사회가 어떻게 나오든 난 네가 큰 그림을 봤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한 뒤 류민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버리자 강서윤도 문석진에게 재빨리 연락해 무슨 일인지 물었다. 병실 밖으로 나온 류민희는 때마침 허남준과 마주쳤고, 시선을 아래로 보내자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도시락이 눈에 띄었다. “음식 배달하러 온 거예요?” 류민희는 깜짝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강서윤을 떠올렸다. ‘설마 강서윤에게 주러 온 건 아니겠지?’ 허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강서윤 씨한테 밥해주기로 약속했거든요.” 예상을 뛰어넘는 말에 류민희는 입이 떡 벌어졌다. 허남준은 줄곧 강서윤과 선을 긋고 있었는데 왜 이제 와서 다시 만나려는 걸까. 강서윤도 싫은 기색이 없는 걸 보며 이 세상이 드디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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