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강서윤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지만 테이블 위에는 오직 그녀의 식기만 놓여 있었다.
장수연은 허남준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스스로 다짐했다.
‘이 일로 화를 내서는 안 돼. 괜히 강서윤 씨한테 약점을 잡힐 수 있으니까.’
“강서윤 씨, 이건 원래 당신을 위한 식사잖아요.”
“환자 전용 음식인데 제가 굳이 빼앗아 먹을 필요는 없죠.”
장수연은 담담히 거절 의사를 밝히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저도 사부님이 끓여준 국을 한 번 먹어본 적이 있어요.”
“정말 보기 드물게 맛있는 음식이더라고요.”
그 말을 들은 강서윤은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허남준 씨가 다른 사람한테도 죽을 끓여줬다고요?”
강서윤이 놀란 듯한 반응을 보이자 장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 대표님은 몰랐나 보네요?”
“우리 사부님, 은근히 다정하세요.”
“맛있는 게 있으면 늘 저희한테 나눠주시거든요.”
장수연은 일부러 한숨까지 쉬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 좋은 걸 알아볼 줄 아는 게 중요하죠.”
“솔직히 말해서 문석진 씨가 강서윤 씨한테 가져다준 국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사부님이 만든 요리를 맛볼 기회도 없었을 거예요.”
장수연은 아쉽다는 듯 고개까지 저었다.
“강 대표님, 제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다 드시면 제가 치워드릴게요.”
“제가 이렇게 챙겨드리면 강서윤 씨도 병원 측에서 잘 못했다는 말은 하지 않겠죠?”
장수연의 조롱 섞인 말에 강서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허남준 씨는요?”
“저는 그 사람이 직접 절 돌봐달라고 했는데?”
장수연은 그 말에 꾹꾹 누르고 있던 분노가 하마터면 터질 뻔했다.
“강 대표님, 저희 사부님은 오늘도 수술이 있어서요. 설마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본인 위주로 돌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장수연의 물음에 강서윤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필경 장수연은 장철민의 딸이었기에 강서윤 또한 함부로 건들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녀는 곧장 식사를 멈추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입맛이 좀 없네요.”
“다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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