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강서윤은 그녀의 질문에 약간 멍해졌다.
“괜히 나설 필요 없어. 어차피 내가 버린 사람이잖아.”
한참 뒤, 강서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는데 허남준을 마치 낯선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그러자 류민희가 미간을 찌푸렸다.
“서윤아, 너희는 그냥 이혼한 거지 서로 아예 연을 끊은 건 아니잖아.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아?”
류민희는 어젯밤 자신이 했던 행동이 떠올랐다.
몇 개의 음성 메시지를 보냈지만 허남준은 한 마디도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녀도 답답했다.
“서윤아, 나도 어젯밤에 많이 생각해 봤어.”
“우리 이미 이혼했잖아. 더 이상 다른 마음을 품어선 안 돼.”
“네가 정말 허남준 그 사람을 좋아한다면 그냥 가서 꽉 잡아.”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미 허남준 씨 곁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아. 아마 너한테는 기회가 없을걸?”
강서윤의 말에 류민희는 순간 굳어졌다.
조심스럽게 강서윤의 얼굴을 살펴보았지만 그녀는 전혀 초조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강서윤이 미소를 지었다.
“민희야, 설마 아직도 내가 그 한심한 인간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애초에 감정 같은 건 없었어. 지금은 더더욱 없고.”
말을 마친 강서윤은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이번 주는 그냥 푹 쉬어. 휴가라고 생각하고.”
차를 몰고 떠나버린 강서윤, 그리고 그 자리에 남겨진 류민희는 회사 건물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
‘혹시 강서윤이 정말로 마음을 정리한 걸까?’
경해 병원 안, 허남준은 어젯밤의 진료 기록을 꼼꼼하게 훑어보고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문석진의 진료 기록이 보이지 않았다.
“허 선생님,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허석진에게 물었다.
그러자 허남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닙니다. 어젯밤에 온 환자 상태를 좀 확인하려고 했는데 보이질 않네요.”
허석진의 말에 간호사는 의아하다는 듯 다시 물었다.
“어젯밤 환자요? 그럼 기록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없다면 아예 진료를 안 받은 거겠죠?”
그 말에 허남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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