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37화

전연화의 재촉에 못 이겨 허남준은 집을 나섰다.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한 허남준은 휴대폰을 확인했다. 장수연이 보낸 안부 문자 외에는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남준 오빠, 많이 기다렸죠? 나 방금 도착했어요.” 채청아가 미소를 띤 얼굴로 다가왔다. 허남준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오늘 차분한 느낌의 샤넬풍 투피스를 입고 있어서 한층 성숙해 보였다. “아무래도 전시회니까 좀 격식 있게 입어야 할 것 같아서. 이 옷 나한테 어울려요?” 채청아의 질문에 허남준은 그저 가볍게 미소 지었다. 긍정의 의미였다. 허남준의 미소를 본 채청아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오빠, 우리 이제 가요. 오늘 거장의 작품도 전시된대요. 그러니 놓치면 안 돼요.” 채청아는 허남준의 팔짱을 끼고 카페를 나섰다. 들뜬 채청아와는 달리 허남준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전시관 밖에 세워진 안내판을 본 허남준은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빠, 왜 그래요? 빨리 들어가요.” 채청아는 웃으며 허남준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오늘 전시되는 작품은 지혁찬 선생님의 그림인데 그 선생님은 벌써 칠순이 넘으셨대요. 기업가들도 그의 그림 한 점 얻으려고 난리도 아니래요.” 채청아는 신나게 설명했지만 허남준은 그저 웃기만 할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혁찬 선생님의 그림은 강서윤도 한 점 가지고 있었다. 그때 그 그림을 얻기 위해 허남준도 상당한 공을 들였었다. 허남준이 3년 동안 강서윤을 돌보면서 강서윤이 유일하게 보여준 미소가 바로 그 그림을 받았을 때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의 강서윤은 유난히 다정했다. 허남준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오빠, 무슨 생각 해요?” 채청아의 목소리에 허남준은 정신이 들었다. 허남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옛날 생각이 좀 나서. 네 말대로면 지혁찬 선생님은 굉장한 사람인가 보네?” 허남준은 화제를 돌렸다. 채청아에게 강서윤 생각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