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허남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병원이 나한테 더 맞는 것 같아. 수술을 안 해도 진료는 볼 수 있으니까.”
허남준이 그렇게 말하자, 장수연도 더 묻지 않았다.
“사부님, 혹시 전에 사부님을 모함했던 그 남자 기억하세요?”
장수연은 허남준에게 바짝 다가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문석진 씨?”
허남준은 무심결에 미간을 찌푸렸다.
‘왜 갑자기 그 사람 얘기를 꺼내는 걸까?’
“아빠가 어젯밤 그러시는데, 문석진이라는 사람 운이 진짜 좋은가 봐요. 강산 그룹 프로젝트를 해결해 주면서 협력 파트너도 구해 줬대요. 그 덕에 강산 그룹 위상이 꽤 올라갔다고 하더라고요.”
장수연은 고개를 저었다. 문석진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듯 보였다.
“사부님은 그 남자랑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훨씬 나으세요!”
장수연이 서둘러 덧붙인 말에 허남준은 그저 옅게 웃었다.
“우리 병원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지금은 근무 시간이니까 쓸데없는 얘긴 그만하자.”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허남준은 문 쪽을 힐끔 살폈다.
어딘가 낯익은 실루엣이 지나가는 게 보였다. 뜻밖의 인물에 놀란 허남준은 곧장 밖으로 나갔다.
“사부님, 어디 가세요?”
장수연도 황급히 뒤를 따랐다.
복도에서는 문석진이 전화를 하며 입가에 거만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러다 허남준을 보자 웃음기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허 선생, 제가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했잖아요. 왜 그렇게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문석진은 주먹을 흔들며 위협했다.
허남준은 진료실 쪽을 힐끗 보고 살짝 인상을 썼다.
“또 무슨 일이에요? 강서윤 씨 밥은 제대로 챙겨 주고 있어요?”
벌써 또 병원에 온 걸 봤으니 허남준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강서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문석진은 한발 다가서며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하여간 오지랖은. 그게 허 선생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당장 꺼져요.”
그의 얼굴에는 오만함이 가득했다.
“아, 깜빡할 뻔했네. 저 강산 그룹의 큰 프로젝트 해결해 줬어요. 허 선생은 서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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