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복수해야 했다. 소현석은 소유란의 친오라버니였다. 그의 평판에 문제가 생긴다면 소유란에게도 좋을 것이 없었다. “사정을 모른다면 조용히 있거라. 내 오라버니랑 경혜 낭자는 아무 사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절대 남녀 간의 연정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유란은 멍청하지 않았기에 곧바로 반박했다. “오라버니께서는 경혜 낭자가 우연히 내 오라버니가 알고 지내던 사람을 알고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질문을 좀 하려고 좀 붙잡은 것뿐이다.” 여해음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는 사람 누구 말입니까?” “그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소유란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승원 대군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소현석에게 물었다. “정말 그런 것이냐?” 소유란은 긴장한 얼굴로 소현석을 바라보았고 소현석도 그제야 조금 냉정해져서 고개를 끄덕였다. “보았죠? 제 오라버니는 항상 떳떳하십니다. 폐하께서도 칭찬하신 적이 있는데 누가 감히 우리 오라버니를 모함한단 말입니까?” 소여란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여해음은 입을 비죽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승원 대군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러면 얘기를 나누면 될 일이지. 소현석, 어서 낭자를 놓아주거라.” 소현석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손을 놓으면 낭자께서 솔직히 얘기하지 않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길래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이냐?” 승원 대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계속 붙잡고 있으면 안 되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어서 손을 놓거라.” “손을 놓을 수는 있지만 그 전에 낭자께서 제대로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현석은 집요하게 소희연을 바라보았다.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냐... 이 여인이 누군지 아느냐?” 승원 대군은 조금 어이가 없었고 소현석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이 여인은...” 다그닥 다그닥. 승원 대군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거리에서 갑자기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한곳에 몰려들어 구경을 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