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소현석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당돌했습니다...”
“만난 적이 있긴 합니다.”
소희연은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저를 잊지 않으셨군요. 정말 영광입니다!”
소현석은 순간 당황스러웠다.
소유란은 두 사람 사이에 서면서 경계 어린 눈빛으로 소희연을 바라보았다.
“그런 장난은 삼가세요! 저희 오라버니는 늘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여색을 멀리했습니다. 그런데 낭자를 본 적이 있다니요? 그런 헛소리를 지껄여서 우리 오라버니의 평판을 떨어뜨릴 생각이라면...”
그녀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경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오라버니를 연모하는 사람들은 경성에 널렸습니다. 그러니 그런 마음은 접어두시지요. 이렇게 자랑스럽지도 않은 일을 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 말은 제가 유란 낭자의 오라버니를 좋아해서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려고 일부러 만난 적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입니까?”
소희연은 단번에 소유란의 말뜻을 이해했다. 그녀는 웃음이 터질 뻔했다.
“아닙니까? 우리 오라버니를 언제 만난 적이 있는지 말하실 수 있습니까? 사람은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얼굴도 추하면서 감히 우리 오라버니를...”
소유란은 소희연이 자신에게 망신을 줬던 게 괘씸하여 가식을 떠는 것도 잊었다.
“유란아!”
소현석이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헛소리하지 말거라!”
소희연은 비아냥댔다.
“유란 낭자의 오라버니께서 먼저 제게 얼굴이 눈에 익다고 했습니다. 제가 먼저 말한 적은 없습니다. 누군가 먼저 수작을 걸려고 했다면 그 사람은 유란 낭자의 오라버니겠지요. 그러니 저 말고 낭자의 오라버니에게 직접 물어보시지요.”
“헛소리하지 마세요! 우리 오라버니가 왜...”
소유란은 매우 화가 났다.
“그리고!”
소희연이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다른 건 그렇다 쳐도 낭자의 오라버니가 여색을 멀리한다고요? 소씨 가문은 정말로 거짓말만 잔뜩 늘어놓는군요. 그 말에 본인들도 속은 겁니까? 낭자의 오라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