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승찬 대군 저택의 문방.
흑단으로 맞춰진 가구들은 어둡고 차가운 색감으로 되어 있었고 벽에 걸린 현철 만궁 세 개는 촛불을 받아 차가운 빛을 내뿜었다.
전승군은 홀로 널따란 탁자 앞에 앉아 있었고 그의 준수한 얼굴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두드리면서 생각에 잠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오늘 일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잠시 뒤 전승군이 갑자기 입을 열었고 누군가 구석 쪽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휘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보기엔 신경혜 낭자의 무공이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남산국의 무공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그래? 너도 보아낸 것이냐?”
전승군은 차갑게 웃었다.
“내가 오해한 건 아닌 것 같구나.”
“나리께서는 안목이 정확하시니 잘못된 판단을 내리시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휘일이 대답했다.
천하에는 일곱 개의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무공 특징이 달랐다.
북진국은 용맹하고 공격이 크고 웅장했다.
남산국은 재빠르고 몸놀림이 자연스럽고 유연했다.
두 나라의 무공은 매우 달랐고 각자 장단점이 있었다.
남산국과 북진국은 오랜 원수지간이었고 거리가 가장 가까운 두 강국이었기에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리지 못했다.
그런데 하필 두 나라 사이에 불쌍한 여운국이 끼어 있었다. 지난 십여 년간 여운국의 국토는 남산국과 북진국에 조금씩 잠식당하여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두 강국은 여운국을 사이에 두고 치열하게 싸웠다.
전쟁이 가장 치열했을 때 여운국은 두 나라 사이에 끼어서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다. 남산국에서 성지 하나를 점령하면 다음 날 북진국이 성지 두 개를 점령했고, 그 뒤에는 또 남산국이... 그들은 절대 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몇 차례 전투가 끝나니 여운국의 원래도 크지 않은 국토가 점점 줄어들었다. 현재 여운국에는 황성을 포함한 총 일곱 개의 성지만 남아있었다.
북진국과 남산국은 제대로 맞붙은 적이 없지만 사실 두 나라는 이미 수도 없이 경쟁했었고 서로의 병법과 무공 특징을 훤히 꿰고 있었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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