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병원을 나오면서 온서빈은 여전히 심유정이 있는 병동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돌아보았다.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우리가 너무 심하게 행동했나?”
그래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 그들 때문에 화가 나서 잘못된다면 마음이 괴로울 것 같았다.
온서빈도 심유정이 이 정도도 못 감당할 정도로 나약할 줄은 몰랐지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죄책감이 들 것 같았다.
정소율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이미 최고의 의사를 불렀으니까.”
심유정은 정말 목숨이 질긴 모양인지 그렇게 쓰러져도 몸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고 오히려 덕분에 몸속에 억눌렸던 기운이 빠져나가 오히려 잘 된 셈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곧 온서빈과 정소율의 약혼식 날이 다가왔다.
정씨 가문에서 전적으로 준비한 약혼식은 경안에서 최고로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진행되었다.
비록 그저 약혼이지만 정씨 가문은 무척 중요하게 여겼고 식장에서 다들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사람들을 맞이했다. 남자 쪽 하객은 DW 회사 동료와 그의 친구들뿐이었고 기타 대부분은 정씨 가문에서 초청한 사람들이었다.
서로 축하해주기 위해 오가는 정씨 가문 사람들과 하객들을 바라보며 온서빈은 기쁜 마음과 함께 무력감을 느꼈다.
“아버님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부르신 거야? 설마 결혼식도 이러는 건 아니지?”
정소율은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온서빈에게 설명해 주면서 놀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람이 많을수록 널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야. 재벌은 원래 이래. 중요한 사람일수록 많이 초대해서 분위기가 들끓게 하지. 우리 남편이 벌써 결혼식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네? 아빠한테 말해서 결혼식도 앞당겨야겠어.”
재벌가는 사람이 많은 걸 중요하게 여긴다는 정소율의 말에 살짝 놀라던 온서빈은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금세 얼굴을 붉혔다.
“또 날 놀리고 있네. 자꾸 그러면 나 화내.”
당장이라도 가려는 그의 모습에 정소율이 서둘러 달랬다.
“미안해, 내가 미안해. 서빈아, 가지 마. 너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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