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신지수는 의외의 대답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네요.”
말을 마친 신지수가 육이준이 가리킨 방향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육상철을 발견했다.
육상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웃음기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손주며느리, 이제야 온 거야?”
신지수는 육상철을 연못에 밀어 넣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참고서야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제가 온 의도는 잘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 혼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목숨을 구해드린 것을 생각해서라도 저를 강요하지 말아 주세요.”
육상철이 사료를 한 움큼 뿌리자 연못 안의 물고기들이 미친 듯이 먹이를 낚아챘다. 그로 인해 수면이 흔들리며 물방울이 튀었다.
“아가야, 혼인은 부모의 명령에 따라야 해. 네 부모님은 이미 허락했고 이미 상의도 끝냈어. 걱정하지 마. 예물은 내가 화려하게 리스트를 작성해서 보내줄게. 그리고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이 할아버지가 다 들어줄 테니 말만 해. 알았지?”
신지수는 그제야 소귀에 경 읽기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육상철이 말을 못 알아들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육상철은 그저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것뿐이었다.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 원하시는 대로 해보세요. 저는 끼지 않겠습니다.”
신지수가 싸늘히 웃으며 답했다.
“저를 묶어서 이 혼인을 진행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육상철은 생각지도 못하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 방법이 없다면 그럴 수도 있지.”
‘정말 뻔뻔하네!’
신지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순간 신지수는 육씨 가문과 자신의 실력 차이를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강성시 4대 가문 중 제일 잘나가는 육씨 가문의 지위는 말할 것도 없었다. 권세도 있고 지위도 있는 육씨 가문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충분했다.
그들이 원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었다.
화가 난 신지수는 오히려 싸늘히 웃으며 답했다.
“이렇게 억지스러운 사람을 구한 사실이 후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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