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다리 상처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신지수였기에 이 하찮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데 격투술을 쓰는 건 지나치다 싶었다. 주먹을 써도 힘이 너무 세서 다리 상처에 영향 줄까 봐 걱정됐다. 그래서 착한 마음을 발휘해 그들 모두에게 두 개씩 은침을 꽂아주었다. 강박증이 있는 사람도 대칭이 잘 맞았다고 감탄할 기술로 침을 꽂았다. 이번엔 지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처음 신지수가 자신의 손에 침을 꽂았을 때는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뒤이어 꽂은 네 개의 은침에서도 피가 나지 않는 걸 보니 신지수에게 뭔가 대단한 실력이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성은 침을 삼키며 본능적으로 두 걸음 물러섰다. 자신이 김현태에게 신지수를 납치하라고 시켰지만 결과적으로 신지수는 멀쩡히 돌아왔고 김현태 일행은 아직 연락이 되지 않고 있었다. ‘신지수가 걔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렸나?’ 그 생각에 지성은 소름이 돋아 소리쳤다. “미천한 년! 도대체 나한테 뭘 한 거야? 어서 이 같잖은 침 빼!” 침이 계속 박혀 있으면 아픈 건 둘째로 치고 자칫 손을 못 쓰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 신지수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서운 줄도 알아? 잘못을 인정할 거면 다시 찾아와.” 말을 마친 신지수는 그들을 지나쳐 앞으로 걸어갔다. 지성은 막아보려 했지만 손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신지수가 멀어져 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젠장! 저 촌뜨기가 생각보다 더 만만치 않잖아.’ “도... 도련님. 우리 이제 어떡하죠? 손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죠? 병원에 먼저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두 명의 부하는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하고 두려워했다. 지성은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먼저 병원에 가!” 마침 최근에 그의 아버지는 두통이 심해져 원래는 안심 한의원 노현호 한의사를 직접집으로 초대해 진료를 받으려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노현호는 답장을 주지도 않았다. 지성은 이 기회를 빌려 안심 한의원에 가서 손에 침을 빼고 노현호를 집으로 모셔 가려 했다. 어쩌면 아버지가 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