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장
그 말을 남기고 신지수는 노씨 가문을 떠났다.
가는 길에 신지수는 자신이 정말 신강욱, 노수정 부부의 말처럼 부모도 가족도 안중에 없는 냉혈하고 무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외할아버지인 노현호가 이 지경이 됐는데 망설임 없이 그의 부탁을 거절하고 독립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건 노현호의 가슴에 칼을 꽂는 말이었다.
하지만... 노현호가 그녀에게 했던 말들 역시 칼이 되어 날아들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노씨 가문, 노경민, 안심 한의원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도구로 만드는 게 아닌가.
신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숨을 내쉬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다.
생각에 몰두하느라 신지수는 노씨 가문을 나선 뒤 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두 남자가 조용히 따라오다가 뒤에서 달려들어 그녀의 입과 코를 막을 줄은 몰랐다.
“읍!”
신지수는 재빨리 주머니를 더듬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독 가루를 뿌리려고 했지만 그녀를 납치하는 사람은 그녀의 행동을 잘 알고 있는 듯이 즉시 그녀를 기절시켰다.
신지수의 몸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오랫동안 그녀를 기다렸던 품에 안겼다.
의식이 어둠 속으로 빠져들기 직전 그녀의 눈에 보인 건 육서진의 얼굴과 그의 다문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말뿐이었다.
“신지수, 이번엔 절대 도망 못 가게 할 거야.”
개자식!
신지수는 그의 살점을 덥석 깨물고 싶었지만 조금씩 내려앉는 무거운 눈꺼풀을 견디지 못하고 무의식 속으로 빠져들었다.
육서진은 신지수를 안아 들고 차에 올랐다.
차는 속도를 내어 육씨 가문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서예 연습을 하던 육상철은 ‘덕’이라는 글자를 열 몇장이나 써댔지만 여전히 만족할 수 없었다.
밖에서 차 소리가 들리고 신지수를 품에 안고 돌아오는 육서진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노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가 봐.”
육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지수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잠든 신지수는 공격성이 전혀 없이 예쁜 얼굴은 흠잡을 데 없었으며, 속눈썹은 길고 풍성한 데다 작은 코 아래엔 붉고 도톰한 입술이 무척 유혹적이었다.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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